4R 이글 두개 치며 7언더
우승상금 140만달러 챙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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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5위 다니엘 버거(27)가 절친 조던 스피스(27·이상 미국)에게 3년만에 설욕하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버거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8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의 성적을 기록한 버거는 2위 매버릭 맥닐리(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린 채 투어 통산 4승을 거두며 우승상금 140만4000달러(약 15억50000만원)를 차지했다.

이날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경기를 시작한 버거는 초반부터 기세를 올리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2번홀(파5)에서 6.5m 이글 퍼트로 기선을 제압했고, 3번홀(파4)에서는 1.6m 버디를 잡아냈다. 6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한 뒤 세컨드 샷 실수가 나온 8번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다. 후반 들어 10번(파4)과 14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은 버거는 18번홀(파5)에서 9.3m가 넘는 이글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승부에 쇄기를 박았다.

1993년생 버거는 동갑내기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 브라이슨 디섐보와 함께 '포스트 우즈 시대'를 이끌어 갈 '4인방'으로 주목 받았다. 2015년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고, PGA에서도 착실히 승수를 쌓으며 실력을 다졌왔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둔 경쟁자들에 가려 버거에 대한 평가는 야박할 수 밖에 없었다.

버거에게 이번 우승은 스피스와의 악연을 청산했다는 의미가 있다. 둘은 2017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두 선수는 연장전을 치렀다.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진 스피스가 불리해 보였지만, 벙커에서 홀인을 하는 바람에 버거가 우승을 놓쳤다.

페블비치에서도 악연은 재연되는 듯 보였다. 전날 열린 3라운드, 두 선수가 마지막 조에서 함께 경기했다. 버거가 2타 차 선두였는데 스피스가 16번 홀 146m에서 샷 이글을 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버거는 이날 마지막 홀에서 OB를 범했다. 4년간 이어진 무승의 고리를 끊겠다는 스피스의 의지가 커질수록 대회에서 버거의 자리는 좁아져만 갔다.

버거는 징크스가 될 수도 있었던 친구와의 악연을 스스로 극복했다. 대회 마지막날 이글 두 개를 기록하며 스피스를 여유있게 따돌린 것. 2017년 디오픈 이후 4년만에 우승을 노렸던 스피스는 이날 한타를 줄이는데 그치며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인 재미교포 대니얼 강의 남자친구이자 선마이크로시스템 공동 창업자 스콧 맥닐리의 아들인 매버릭 맥닐리는 2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기록을 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했던 강성훈(34)은 최종 라운드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한 타를 잃어 공동 63위(2오버파 290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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