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김시우(26)의 뒤에는 숨은 조련사가 있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7·미국)과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31·미국) 등을 제자로 둔 유명 코치 클라우드 하먼 3세다. 그의 아버지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의 전성기를 이끈 스윙 코치 부치 하먼(78·미국)이다. 전에는 ‘부치의 아들’로 불렸으나 성공 신화를 써가면서 아버지에 버금가는 명성을 쌓았다.

김시우는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던 2019년 시즌 중간에 하먼 3세를 찾아갔다. 하먼 3세는 김시우와 함께 2년 가까이 기본기를 다듬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김시우는 2019~2020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하먼 3세는 결국 김시우의 스윙에 숨을 불어넣으며 재기를 도왔다. 김시우는 “그립과 어드레스 등 기본기가 흔들렸다”며 “공 앞에만 서면 불안할 때도 있었다. 다행히 하먼 3세와 기본기를 착실하게 가다듬은 뒤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하먼 3세는 기술적인 조언 외에도 필드 안에서 김시우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호하고 성격이 급한 김시우에게 인내심을 요구했다. 김시우는 이번 우승에도 하먼 3세의 도움이 컸다며 공을 스승에게 돌렸다. 김시우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쫓기는 경향이 있었고 우승 기회를 많이 놓쳤다”며 “하먼 3세 코치가 ‘언제든 기회가 올 수 있는 선수니까 너 자신만 믿고 차분히 기다리라’고 했고 그의 말대로 됐다”며 웃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