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父子 출격에 캐디도 부자지간
타이거 우즈(45·미국·사진)의 캐디백은 그의 캐디 조 라카바(65)가, 우즈 아들의 캐디백은 라카바의 아들이 책임진다. 부자(父子) 선수와 부자(父子) 캐디의 만남이다.

미국 골프위크는 오는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튼GC에서 열리는 ‘가족 골프대회’ PNC챔피언십(총상금 108만5000달러)에 출전하는 우즈의 아들 찰리(11)의 캐디백을 라카바 주니어(22)가 메기로 했다고 17일 전했다.

라카바 주니어는 라카바의 아들이다. 두 쌍의 부자가 한 팀을 이뤄 대회에 나서게 된 것. 라카바는 “한 달 전쯤 우즈가 나더러 PNC 챔피언십에 찰리와 함께 나가겠다면서 내 아들이 찰리 캐디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아버지와 아들 선수에 아버지와 아들 캐디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3학년인 라카바 주니어는 전문 캐디가 아니지만 골프 실력은 출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아버지와 함께 코네티컷 부자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이력도 있다. 라카바 주니어는 “친구들의 캐디를 해본 적은 있다”며 “정말 기대된다”고 했다. 라카바는 “아들은 그린을 꽤 잘 읽는다”며 “찰리도 아버지(우즈)처럼 승부욕이 강하기 때문에 우리 조가 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즐기면서 경기하겠다”고 밝혔다.

라카바는 우즈가 가족처럼 생각하는 팀 구성원으로 알려져 있다. 전 캐디인 스티브 윌리엄스와 오랜 불화를 겪었던 것과 달리 라카바와는 2011년부터 10년 가까이 잡음 없이 동행 중이다. 우즈가 지난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부활했을 때도 영국 ‘더 선’은 라카바를 일등공신으로 꼽았다. 우즈가 2014~2017년 허리 부상으로 대회에 거의 출전하지 못할 때도 다른 선수들의 영입 제의를 뿌리쳤을 만큼 우즈와 돈독한 사이다. 우즈는 “라카바는 내 부상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며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어느 정도로 안 좋은지 모든 것을 지켜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틀간 36홀 경기로 승자를 가리는 PNC챔피언십은 현역 또는 은퇴한 선수가 가족과 함께 조를 이뤄 경기하는 PGA 챔피언스(시니어)투어의 이벤트 대회다. 같은 조 두 명의 선수가 함께 티샷하고 더 좋은 위치의 공을 고른 뒤, 그 자리에서 다시 각자의 공으로 경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