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나도 언니처럼…" 데뷔 11년 만에 첫승 발판
‘데뷔 11년차 베테랑’ 박주영(30·사진)이 첫승의 발판을 놨다.

박주영은 15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GC(파72·670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골프(KLPGA)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치며 장하나(28), 김효주(25) 등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출발이 좋았다. 첫홀인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고 13번홀(파4)에서도 한 타를 줄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홀에서 24m나 먼 곳에 공을 올린 14번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적어낸 게 옥에 티. 16번홀(파3·159야드)에서는 티샷한 볼이 홀 옆 15㎝에 붙는 짜릿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후반 들어서는 1번홀(파5), 2번홀(파4), 5번홀(파5), 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4타를 줄였다.

박주영은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부상으로 걸린 16번홀에서 살짝 홀 컵을 빗나간 게 아쉽다”며 “지난주 대회부터 샷감이 돌아온 덕분에 좋은 경기를 치렀다”고 말했다.

박주영에겐 ‘박희영(33)의 동생’이란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241경기를 뛰었지만 아직 우승이 없다. 언니가 한국 무대에서 통산 6승을 거두고 미국으로 넘어가 3승을 거둘 때나, 입회 동기인 안송이(30)가 지난해 10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할 때도 박주영은 축하해줄 뿐이었다. 두 번의 준우승을 포함해 23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릴 만큼 우승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주영은 “작년에 (안)송이가 우승했을 때 누구보다 기뻤고, 송이처럼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친구 따라 강남 가야겠다”고 말했다.

박주영에게 우승은 절실한 목표다. 시즌 상금순위가 83위로, 내년 시드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는 “시드 유지에 급급하지 않고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하고 싶다”며 “노력은 언제든 보상을 받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3라운드 동안 하루에 3타씩은 줄여야 마지막 날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샷 감이 좋아서 자신있다”고 덧붙였다.

‘슈퍼루키’ 유해란(19)이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공동 4위로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은 1언더파 공동 9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국가대표 이예원(17)이 2언더파 공동 6위로 선두를 추격하고 있다.

이천=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