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휘둘러도 약간 빗맞아도 굿샷…드라이버 바꿔 장타 쳐볼까
가을은 ‘드라이버의 계절’이다. 살짝 휘둘러도 공이 청명한 하늘을 가르고 멀리 날아갈 것만 같다. 이제 곧 겨울이 올 것이라는 아쉬움에 장타를 치고 싶은 마음은 더 커진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필드에서 ‘자신의 파워샷’을 보장해 주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드라이버다. 용품회사들이 주말 골퍼들의 ‘영원한 꿈’을 자극하는 신제품 전쟁을 시작하는 이유다.

거리와 구질 ‘두 토끼’ 잡는다

‘관용성의 제왕’ 핑골프는 지난 17일 내놓은 G425 시리즈를 통해 구질까지 잡겠다는 포부다. 드라이버 뒤쪽 무게추를 이동해 구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G425와 함께 슬라이스를 방지하는 SFT, 스핀양을 줄인 LST, 그리고 관성모멘트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MAX 시리즈까지 한 번에 다 쏟아냈다.

구질을 바꾸기가 한결 간단해졌다. 3개의 웨이트 포지션으로 무게추만 옮겨주면 된다. 핑골프의 독자 기술인 ‘포지드 페이스’는 더욱 진화했다. 핑골프의 독자적인 열처리로 탄생한 고강도·극박 반발 소재인 T9S+티타늄은 굴곡효과로 볼 초속을 최대로 끌어내 비거리를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타이틀리스트도 신무기를 앞세웠다. TSi2·TSi3 드라이버가 주인공. 비거리를 늘리는 TS 드라이버 후속으로, TSi2 드라이버는 무게중심을 조금 더 아래로 하고 개선된 크라운을 적용해 관성모멘트도 함께 증가시켰다. TSi3 드라이버는 타이틀리스트 최초로 헤드 뒤편으로 무게추를 이동해 구질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만든 모델이다. PGA투어 소속 골퍼들에게 지급됐고 지난주 열린 US오픈에서 가장 많은 선수들이 TSi 시리즈를 들고 나왔다.

비거리 헌터된 AI

던롭스포츠코리아에서 선보인 젝시오X는 관용성까지 잡고 싶은 파워 장타자용으로 개발됐다. 젝시오X는 ‘CFRP(카본 복합소재)’와 ‘플랫 컴 페이스’의 조합을 통해 무게 중심을 낮추고 높은 관용성을 제공해 헤드 스피드가 빠른 파워 히터를 겨냥했다. 스윙 스피드가 시속 100마일을 넘는 골퍼라면 젝시오X를 사용했을 때 최고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왕 이대호, 양의지, 박병호가 이 채를 쓰고 있다.

캘러웨이골프는 슈퍼컴퓨터에 투자하는 비용을 늘렸다. 일반적으로 새 드라이버를 만들 때 5~7회 이내로 진행하는 디자인 공정을 매버릭은 인공지능(AI) 학습능력으로 1만5000회 반복했고 최적의 페이스 디자인을 찾아냈다. “일반 공정으로 진행하면 34년이 걸렸을 것”이라는 게 캘러웨이골프 관계자의 말이다. 또 공기역학 디자인 ‘사이클론 에어로 셰이프’ 기술을 적용해 공기저항을 61% 줄였다.

미즈노 ST200은 한국미즈노가 세계 투어 선수들의 플레이와 미즈노 글로벌 연구개발(R&D) 기술의 협력을 통해 개발한 고반발력-저스핀의 비거리 향상 모델이다. 이 드라이버는 ‘베타 리치 티탄(Beta Rich Titanium)’ 소재를 채용해 헤드의 반발력을 높였다. 베타 리치 티탄은 일반적인 6-4Ti 소재에 비해 인장강도(잡아당기는 힘에 견딜 수 있는 최대 응력)가 약 17% 커 반발력이 높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헤드의 크라운은 기존 모델보다 8.6g 가벼운 그라파이트 카본을 선택했다. 2개의 웨이트 파츠 조작을 통해 다양한 구질이 가능하다.

야마하골프의 2020년형 리믹스(RMX) 드라이버는 관성모멘텀 최대화와 부스트링 첨단 공법을 앞세워 비거리, 정확성, 타구감을 모두 추구한 장비다. 야마하골프에 따르면 RMX 220 드라이버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제한하고 있는 관성모멘트 5900g·㎠에 육박하는 수치인 5760g·㎠를 기록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