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동해오픈에 '남아공 만찬' 차려진 까닭은?
10일 열린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점심으로 때 아닌 '남아공 한상'이 차려졌다. 메뉴 이름은 브라이(braai). 남아프리카공화국식 바비큐를 뜻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서양식' 바비큐보다 더 강한 육향이 나도록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선수들이 받은 쟁반에는 '미디엄'으로 구워진 소고기 부채살과 소시지가 메인 디시에 담겼다. '밥심'이 필요한 선수들을 위해 밥과 국, 젓갈 반찬 등 한식이 보조 역할을 했다. 정재현(35)은 "고기 불향이 강해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다"며 엄지를 세웠다.

이날 남아공 한상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제이브 크루거(34·남아공)가 선택한 '챔피언스 런치'였다. 신한동해오픈 주최 측은 2018년부터 전년도 우승자가 추천하는 메뉴를 선정한 뒤 이를 공식 호텔 메이필드와 개발해 갤러리에게 '염가'에 판매해왔다. '챔피언스 디너'를 제공하는 타 대회와 달리 점심에 갤러리에게 판매해 '챔피언스 런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갤러리 없이 대회를 치르게 되면서 주최 측은 준비한 음식을 이날 선수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해 선수들과 음식을 나눠 먹었어야 했던 크루거는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에 건너오지 못했다. 대신 영상을 통해 자신의 나라의 전통 음식을 소개하며 브라이를 선수들에게 권했다.

크루거는 "미국과 호주에서 먹는 바비큐가 아닌 '진짜 바비큐' 브라이를 동료 선수들에게 선보이게 돼 영광이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올해는 참가하지 못해 정말 아쉽지만, 내년에는 꼭 출전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았으면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인천=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