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45·미국)가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진출에 실패했다. 코로나19로 축소된 2019-2020시즌을 '7전(戰) 1승'으로 끝마쳤다.

우즈는 31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를 1오버파 71타로 마쳤다. 버디 3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적어냈다. 나흘간 최종합계 11오버파 291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51위(오전 7시 30분 현재)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4위 이상의 성적을 내야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 진출할 수 있었다. 우즈는 2주간 휴식을 취한 뒤 2020-2021시즌 두 번째 대회로 치러지는 US오픈에 나설 계획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 코스는 US오픈같았다. 아직 내가 원하는 샷을 찾지 못했지만 (US오픈) 대회 준비를 위해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보너스 상금 4500만달러가 걸려있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에는 랭킹 상위 30명만이 출전한다.

우즈는 나흘내내 오버파를 쳤다. 초반에는 잘 나가다가 경기 후반에 타수를 잃는 패턴이 반복됐다. 특히 3,4라운드 17번홀(파4)에서는 이틀동안 5타를 잃어 후반 집중력이 좋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최종일 4라운드도 2번, 4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출발이 좋았다. 9번홀에서 보기를 내주긴 했지만 곧바로 11번홀에서 버디를 뽑아내 2언더파를 유지했다. 15번홀에서 보기를 범하긴 했지만 여전히 1언더파를 지켰다. 17번홀에서 다시 전날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티샷을 물에 빠트린 것이다.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내준 우즈는 언더파로 마칠 기회마져 날려 버렸다.

우즈의 샷감은 이번 대회에서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었다. 최장 360야드의 드라이브 샷(공동 105위)을 날려 장타그룹엔 끼지 못했다. 하지만 평균 310야드(37위)의 샷을 날리면서도 50%의 샷 정확도(공동 30위)를 지켜 샷 컨트롤이 됐다. 아이언, 우드 샷감은 더 좋았다. 그린 적중률이 65.28%로 공동 8위다. 문제는 퍼트. 그린에 공을 올렸을 때의 평균 퍼트수가 1.936개로 공동 65위에 그쳤다. 퍼트가 타수를 줄이는데 기여한 지수(SG-퍼팅)도 -3.506으로 63위에 불과했다. 선수 평균보다 3.5타정도를 까먹었다는 뜻이다.

코스가 어렵기는 했다. 우즈는 "최근 메이저가 아닌 대회에서 이렇게 어려운 코스, 성적을 본적이 없을 것이다. 선수들의 성적을 한 번 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러프는 길었으며, 페어웨이는 개미허리처럼 좁았다. 티샷이 떨어지는 곳은 어김없이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2017년 이 대회 챔피언인 마크 리시먼(호주)은 첫날 8오버파 80타를 치는 등 나흘간 30오버파를 적어냈다. 우즈는 "다른 코스같았으면 샷 미스를 해도 그린에 공을 어떻게든 올려 타수를 지킬 수 있었지만, 이 곳은 한 번 실수를 했으면 어김없이 타수를 잃었다"고 했다.

나흘간 두 자릿수 오버파를 친 선수가 19명에 달한 반면, 언더파를 친 선수는 5명에 불과했다.

우즈는 이번 시즌 7차례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커트통과했고 1승(조조챔피언십), 공동 9위((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등 '톱10'에 2차례 진입한 성적을 받아들고 시즌을 마쳤다.

안병훈이 최종일까지 분전했지만 최종전 진출에는 실패했다. 3라운드, 4라운드에서 4타를 덜어내는 괴력을 발휘했지만 페덱스컵 랭킹을 34위까지 끌어올리는데 그쳐 '최후의 30인'에는 들지 못했다. 최종합계 3오버파 공동 12위. 이미 최종전 진출을 확정해둔 임성재는 1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오버파 공동 56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