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다시 얼어붙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는 9일 “올해 라이더컵을 2021년 9월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2년마다 개최되는 미국과 유럽의 남자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은 당초 오는 9월 25~27일 미국 위스콘신주 휘슬링 스트레이츠 골프 코스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라이더컵은 코로나19 여파로 열리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감염 위험 탓에 대회의 백미인 관중의 열띤 응원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 등 참가 선수들은 무관중 경기에 반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40·스페인)는 “관중이 없는 대회는 라이더컵이라 할 수 없다”며 “선수의 건강 등을 고려한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라이더컵은 홀수 해에 열리다 2001년 미국 9·11 테러가 발생해 2002년으로 미뤄진 뒤 줄곧 짝수 해에 치러졌다. 코로나19 여파로 20년 만에 다시 홀수 해에 라이더컵이 열리게 됐다. 라이더컵이 1년 연기됨에 따라 미국과 비유럽 인터내셔널팀의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도 2021년에서 2022년으로 1년 미뤄졌다. 2022년 프레지던츠컵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다.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동부 8개 명문 대학으로 구성된 아이비리그도 이날 2020시즌 골프대회를 취소했다. 아이비리그 측은 “코로나19의 지속적인 확산으로 미식축구, 크로스컨트리 골프 등 올가을 개막 예정이었던 스포츠 경기를 전부 취소하기로 했다”며 “내년 1월 스포츠 경기를 다시 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로 대학들이 합의했다”고 했다. 미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은 “관중 출입을 추진하던 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도 무관중 대회로 열리는 등 코로나19 공포감이 세계 골프계에 여전히 팽배하다”고 평가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