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랭커들이 펼치는 자선 골프 대회에 예고 없이 등장해 구설에 올랐다.

미국 NBC방송은 18일 플로리다주 주노비치 세미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빙 릴리프 스킨스게임을 중계했다. 이 경기는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더스틴 존슨이 한 조를 이루고, 리키 파울러와 매슈 울프(이상 미국)가 다른 한 조를 구성해 2 대 2 스킨스게임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장 모금액을 포함한 500만달러의 상금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한 의료진을 지원하는 기금에 선수 이름으로 기부됐다.

경기 초반 파울러는 기세를 올리며 매킬로이 조를 압박했다. 파울러는 11번 홀과 12번 홀 2연속 버디로 누적 상금을 115만달러로 늘려 75만달러에 묶인 매킬로이와 존슨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연장에서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매킬로이는 13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6개 홀에서 승부를 내지 못해 110만달러(약 13억원)를 걸고 17번 홀(파3)에서 니어핀 방식으로 치러진 연장전에서 홀에 3m가량 붙이며 승리를 따냈다.

이날 대회 중계방송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등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계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하루빨리 골프 대회가 정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곧 열릴 PGA투어가 경제 회복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골프계에선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을 마뜩잖아 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대회를 본인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썼다는 지적이다. 미 골프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스포츠 재개에 힘을 실어줬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본인의 외교력과 코로나19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 매킬로이의 주장에 답을 가져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