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 끝으로 턱을 한 번 툭 건드린 뒤 어드레스…낚시꾼 스윙도 울고 갈 '턱치기 루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괴짜 스윙 루틴’으로 관심을 모은 매슈 울프(20·미국)를 위협할 만한 또 한 명의 ‘괴짜’가 등장했다. 유러피언투어에서 활약 중인 벤야민 포크(28·덴마크·사진)다.

목표를 설정하고 클럽을 타깃 방향에 내려놓은 뒤 스윙하는 것이 일반적인 ‘프리샷 루틴’. 하지만 포크의 프리샷 루틴은 우리의 상식을 깨뜨린다.

그는 타깃을 정한 뒤 어드레스를 서면서 왼손으로 그립 끝을 잡는다. 그립 끝으로 턱을 한 번 건드린 뒤 클럽을 공 뒤에 내려놓고 바로 스윙한다. 포크는 “사람들이 보기엔 이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새 잠재의식 속에 이 동작이 자리잡고 있다”며 웃었다.

포크는 “처음에는 ‘훈련’으로 시작한 동작이었다”며 “머리가 공 뒤, 몸 오른쪽으로 처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한 ‘훈련’이었는데, 어느새 잠재의식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립으로 턱을 한 차례 쳐 고개가 오른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스스로 ‘사인’을 주는 셈이다.

대부분의 팬은 유러피언투어 소셜미디어에 ‘이상해도 잘 치면 그만’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괴짜 스윙’을 앞세워 PGA투어에서 우승하며 ‘승승장구’ 중인 울프처럼 포크도 ‘괴짜 루틴’을 앞세워 제2의 전성기를 열고 있다. 그는 지난해 유러피언투어 2부 무대인 챌린지투어에서 ‘루키 시즌’을 보냈고, 같은 해 11월 열린 유러피언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하며 올 시즌 정규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