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한국시간) 개막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챔피언십은 눈이 즐거운 대회다. 대회 기간 ‘장타쇼’가 펼쳐진다. 대회 코스인 멕시코 멕시코시티 인근 나우칼판의 차풀테펙GC(파71·7345야드)가 해발 2377m에 있어서다. 공기 저항이 적어 공이 더 멀리 나간다. 외신들은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15%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비거리가 늘어나 평소 10야드가 아쉬웠던 일반 선수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회는 장타자에게 더 관대했다. 다른 선수들이 그린에 더 가까이 붙이려고 할 때 장타자들은 ‘원 온’을 노리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2개의 우승 트로피를 가져간 더스틴 존슨(36·미국)은 지난해 이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드라이브샷으로 404야드를 보냈다.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는 410야드를 기록했다. 최근 근력을 키우며 비거리 늘리기에 열중하는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는 연습라운드 때 397야드를 보냈다.

특히 316야드의 파4홀인 1번홀처럼 짧은 홀이 먹잇감이다. 다만 공기 저항이 적어 탄도가 낮으면 손해다. 게리 우들랜드(36·미국)는 “여기선 낮은 탄도에 스핀을 적게 걸면 거리 이득이 줄어든다”고 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승을 노리는 임성재(22)와 안병훈(29)에게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두 선수 모두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300야드 이상인 만큼 몇몇 홀에서 버디 이상의 기회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안병훈은 올 시즌 평균 311.7야드를 보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11위, 임성재는 303.2야드를 기록해 공동 42위에 올라 있다. 강성훈(33)과 이태희(36·사진)도 도전장을 던졌다.

WGC 시리즈는 PGA투어와 더불어 유러피언투어, 아시안투어 등 주요 투어가 합작해 만든 대회다. 상금 규모도 ‘메이저급’이다. 이번 멕시코챔피언십은 1050만달러(약 126억원)의 총상금이 걸려 있다. 우승상금만 해도 178만5000달러(약 21억4000만원)에 달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