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강성훈(32)이 타이거 우즈(45·미국),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 등 강호들이 대거 출전한 '빅이벤트'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생애 첫 승을 올린 지난해 5월 AT&T바이런넬슨 이후 최고 성적이다.

강성훈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CC(파71·7322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을 공동 2위(9언더파 275타)로 마쳤다.

이번 대회는 대회명칭이 인비테이셔널로 바뀌고 총상금이 190만달러 증액되는 등 '특급대회'로 격상돼 치러졌다.

강성훈은 "출발은 좋았는데 티샷 실수가 많이 나와 타수를 오히려 까먹었다"며 "장갑을 바꾼 후 느낌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강성훈은 1번홀(파5)을 이글로 기분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2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내줬고, 이어진 4번홀(파3), 5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6번(파3), 9번(파4)홀에서 잇달아 버디를 잡아내 분위기를 수습한 후 훨씬 까다로운 후반 11번홀(파5)과 17번홀(파5)에서 2개의 버디를 추가해 정상권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강성훈은 "어려운 홀에서 페어웨이를 잘 지킨 것이 버디로 이어졌다"며 "바람이 많이 불어 어려웠지만 어차피 모두에게 힘든 날이니 정신만 놓지 않고 경기를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성훈은 준우승 상금 70만3700달러(약 8억3000만원)을 받았다. 이경훈(29)과 김시우(24)가 각각 공동 13위(6언더파·17만6700달러), 공동 37위(1언더파·4만1385달러)에 올랐다.

우승은 11언더파를 친 호주의 아담 스콧(40)이 차지했다. 2016년 WGC 캐딜락 챔피언십 이후 4년 만에 따낸 열네 번째 트로피다. 샤프트가 긴 '브룸스틱' 퍼터를 써온 스콧은 당시 몸에 그립 끝을 대는 '앵커링 퍼팅' 금지 규정을 피해 짧은 일반 퍼터로 전향했다. 이후 혼다클래식과 캐딜락챔피언십을 내리 제패해 달라진 투어 환경에 완벽히 적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우승이 이어지지 않자 그립을 몸에 대지 않는 방식으로 롱퍼터를 다시 쓰기 시작해 천신만고 끝에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맷 쿠처(미국·42)와 스콧 브라운(미국·35)이 강성훈과 함께 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1위를 달렸던 매킬로이는 8언더파 공동 5위로 순위가 밀렸다. PGA 투어 사상 최다승인 83승을 노렸던 우즈는 최하위인 68위(11오버파)에 머물러 리비에라CC 징크스를 피해가지 못했다.

우즈는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이번까지 총 13차례 리비에라에서 경기했지만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