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사진처럼 오른쪽 어깨가 팔보다 높은 곳에 있으면 회전이 막힌 백스윙이다. 힘을 모으기 어렵다. 어깨가 팔보다 아래로 보여야(오른쪽 사진) 정상 백스윙이다. 왼팔을 귀 방향으로 올린다는 느낌으로 어깨를 회전하자.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왼쪽 사진처럼 오른쪽 어깨가 팔보다 높은 곳에 있으면 회전이 막힌 백스윙이다. 힘을 모으기 어렵다. 어깨가 팔보다 아래로 보여야(오른쪽 사진) 정상 백스윙이다. 왼팔을 귀 방향으로 올린다는 느낌으로 어깨를 회전하자.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골프는 ‘감각의 오류’ 때문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운동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가 있잖아요. 백스윙할 때 조금만 머리가 오른쪽으로 움직여도 엄청나게 몸이 ‘스웨이’된 듯한 불안감이 느껴지거나, 백스윙을 절반밖에 안 한 것 같은데 막상 사진을 찍어보면 풀스윙을 넘어 오히려 오버스윙이 돼 있는 미스터리한 경험 같은 거 말이죠. 백스윙이 잘 안 되는 이유 중에도 이런 ‘착각’이 작용하는 경우가 있답니다. ‘반쪽 백스윙’ 얘깁니다.

내 몸이 내 백스윙을 막아서는 적(敵)

자신의 팔이 자신의 몸에 막혀 백스윙이 안 되는 경우인데, 정작 골퍼 자신은 백스윙을 다 한 것처럼 느낀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왼쪽 어깨가 오른쪽으로 40~50도 정도밖에 안 돌아간 상태에서 팔도 평평하게 올라가면 결국 백스윙 톱을 만들기도 전에 왼팔이 오른쪽 가슴판이나 어깨에 막혀 버리는 거죠. 제가 레슨한 아마추어 골퍼들 중 이런 어려움을 겪는 분이 최소한 절반은 될 정도로 흔한 문제입니다.

백스윙 기본 편에서 다룬 것처럼 팔과 몸통, 손뭉치가 삼각형을 이루지 못하고 쪼그라든 겁니다. 손과 팔이 다니는 ‘길’을 잘 몰라서이기도 하고요. 그립을 잡은 손뭉치가 몸에 가까워지고 오른팔은 치킨윙처럼 몸 뒤로 빠지거나 붙어서 스윙 반경이 쪼그라들고 힘을 쓸 수 없게 됩니다. 일부 골퍼는 이렇게 쪼그라든 백스윙을 무의식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상체를 타깃 쪽으로 기울이는 ‘역피봇’ 동작을 하곤 한답니다. 보상 동작은 또 다른 보상 동작을 낳기도 하죠. 쪼그라든 팔을 펼쳐야 다운 스윙이 되기 때문이에요. 오른쪽 어깨와 몸통이 공쪽으로 덤비는 건데, 훅이나 슬라이스가 나기 십상이죠. 모아진 힘이 적으니 비거리 또한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왼팔을 오른쪽 귀 뒤로 올리듯

이런 문제를 교정하려면 두 가지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백스윙을 연습하는 게 좋습니다. 첫 번째는 오른쪽 귀를 기준 삼자는 겁니다. 백스윙할 때 왼팔이 귀 방향으로 올라가는(혹은 귀를 가리는) 듯한 이미지입니다. 두 번째는 오른손과 오른팔을 들어올린다기보다 몸통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듯한 이미지입니다. 이때 그립을 마치 젖은 수건처럼 살짝 쥐어짜듯(양 손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힘을 줘야 수건이 짜지겠죠) 조여주면 효과가 더 좋아진답니다. 손과 몸통 사이 간격이 넓어져 백스윙 아크가 훨씬 크게 그려지고 톱의 위치도 높아진다는 거죠.

이렇게 백스윙하면 왼팔은 실제로는 귀보다는 조금 낮은, 즉 귀와 어깨 사이 어딘가에 있게 될 겁니다. 중력의 영향을 받아 팔이 의도한 만큼 올라가진 않기 때문이죠. 왼 팔뚝은 거의 턱에 붙을 겁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교정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 좋습니다. 포수가 타자를 바라보는 위치에서 사진을 찍었을 때 오른쪽 어깨가 왼팔 밑에 보이면 교정이 잘된 겁니다. 반대로 오른쪽 어깨가 왼팔 위로 올라가 있다면 여전히 교정이 안 된 거라고 봐야 합니다.

여기서 한 번 새겨야할 게 있습니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전성기(1996~2002년)를 같이 보낸 세계 최고 골프 교습가인 부치 하먼(미국)의 말입니다. 자칫 이런 연습이 팔만 번쩍 들어올리는 또 다른 문제로 연결되지 않으려면요. “백스윙은 들어올리는 게 아닙니다. 회전입니다.”

김영 < 골프 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