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오 / 연합뉴스
김비오 / 연합뉴스
경기 도중 관중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내밀어 벌금 1000만원과 선수 자격 정지 3년 징계를 받은 프로골퍼 김비오(29)에 대해 외신들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체로 징계가 ‘너무했다’는 반응이다.

2일(한국시간) 미국 골프닷컴은 전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상벌위원회 징계 내용을 소개하며 “KPGA의 에티켓 룰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나 유러피언투어와 비교해 상당히 엄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PGA투어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악성 팬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었지만 아무 징계를 받지 않은 일을 예로 들었다.

미국 골프닷컴과 골프다이제스트도 KPGA상벌위원회의 징계 수위가 너무 높다고 강조했다. 골프닷컴은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퍼트를 넣지 못한 후 공에 대고 가운뎃손가락을 든 일을 소개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지난 8월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가 홀 쪽으로 가운뎃손가락을 내민 사례를 전했다. 하지만 두 매체가 전한 플리트우드와 그리요는 김비오처럼 갤러리에게 욕한 것이 아니어서 절대 비교를 하긴 힘들다.

3년 징계에 대해 외신들이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 것과 달리 국내 골프계 반응은 엇갈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로골퍼는 “지난해 KPGA퀄리파잉스쿨에서 한 선수가 사소한 부정행위로 10년 자격 정지를 받았다”며 “때문에 최소 10년에서 최대 제명을 예상했지만 3년 정지가 나왔다. 김비오 프로의 잘못이 그 선수보다 가볍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 골프 관계자는 “협회가 김비오가 우승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처벌을 해 벌타 부과나 실격을 했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또 김비오의 사과 방식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김비오는 이미 ‘인민 재판’을 받았고 이를 의식한 협회가 3년 중징계를 내렸다. 김비오가 해외 투어에서 뛸 수 있다하더라도 너무 가혹한 처벌”이라고 반박했다.

김비오는 지난달 29일 경북 구미에서 끝난 KPGA코리안투어 DGB금융그룹볼빅대구경북오픈 최종라운드 16번홀에서 샷 하는 도중 휴대폰으로 소리를 낸 관중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파문을 일으켰다. KPGA는 1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김비오에게 자격 정지 3년에 벌금 10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김비오는 이 대회에서 우승해 상금순위 7위, 제네시스 포인트 1위에 올랐으나 자격 정지가 되면서 순위에서 제외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