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의 손베리크리크(파72·6646야드)에서 7일(한국시간)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손베리크리크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 3라운드. 15번홀(파5) 페어웨이 중앙에서 두 번째 샷을 한 박성현(26·사진)은 공의 궤적을 확인하자마자 고개를 돌렸다. 그가 의도한 방향보다 오른쪽으로 크게 밀린 공은 워터 해저드로 향했다. 핀까지 80야드가량 남긴 거리에서 친 네 번째 샷. 공은 그린에 안착했지만 실수를 의식한 탓인지 스리 퍼트가 나왔다. 이어진 16번 홀(파4)에서는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3온 2퍼트를 기록, 다시 한 타를 잃었다.

두 홀에서 연이은 실수로 박성현이 LPGA투어 최소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LPGA투어 72홀 최다 언더파이자 최저타수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김세영(26)이 세운 31언더파 257타다. 박성현은 3라운드 14번홀(파4)까지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3언더파를 적어내며 김세영의 기록을 고쳐쓸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었다.

3라운드에서 세 타를 내준 박성현은 중간합계 20언더파 196타를 적어내며 재미동포 티파니 조(33),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펑산산(중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LPGA투어 최소타 신기록 수립은 어려워졌지만 2주 연속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박성현은 지난주 열린 월마트 NW 아칸소챔피언십을 제패하며 3개월 만에 세계 랭킹 1위를 되찾았다. 지난 3월 HSBC월드챔피언십에 이은 시즌 2승이자 투어 통산 7승이다. 지난달 열린 메이저 대회 KPGA 여자 PGA챔피언십에서는 준우승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 랭킹 1위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

박성현은 3라운드를 마친 뒤 “전반에는 샷도 퍼팅감도 모두 좋아 굉장히 잘 풀렸는데 후반 두 홀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타수를 잃은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오로지 내 샷, 내 스윙, 내 퍼트에만 집중해 한 타 한 타 소중하게 플레이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재미동포 노예림이 중간합계 19언더파로 선두그룹과 한 타 차 5위를 차지했다. LPGA투어 회원 자격이 없는 그는 이번 대회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해 우승 경쟁까지 하게 됐다. 정상에 설 경우 2000년 스테이트 팜 클래식의 로럴 킨(미국), 2015년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의 브룩 헨더슨(캐나다)에 이어 LPGA투어 사상 세 번째 월요 예선 우승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양희영(30)이 중간합계 18언더파 공동 6위, 김효주(24)가 16언더파 공동 9위에 자리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