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터로 친 공이 잘 가다가 오른쪽으로 급격히 휜다면 ‘퍼팅 슬라이스’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국내 투어 통산 4승의 ‘베테랑’ 홍란(33)은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프로암을 경험한 프로골퍼로 꼽힌다. 지난 23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 대회가 303번째 경기(1부 기준)였다. 프로암 참가 횟수도 대회 출전 횟수에 비례한다. 평균 약 230야드를 보내는 ‘짤순이’인 그가 투어에서 ‘롱런’하는 비결 중 하나는 쇼트게임이다. 홍란에게 프로암에서 흔한 아마추어의 쇼트게임 실수를 물었더니 ‘퍼팅 슬라이스’라는 생소한 대답이 돌아왔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처럼 퍼터도 잘못 치면 슬라이스 구질로 굴러간다”는 설명이다.
사진 ①처럼 팔과 몸으로 삼각형을 유지하며 헤드를 앞으로 쭉 뻗어줄 때 정확한 스트로크가 나온다. 사진 ②처럼 공을 맞히려다 과도하게 오른손에 힘이 들어가면 어깨가 앞으로 먼저 튀어나가고, 결국 공이 깎여 맞아 ‘퍼팅 슬라이스’가 나올 수 있다.  /조희찬  기자
사진 ①처럼 팔과 몸으로 삼각형을 유지하며 헤드를 앞으로 쭉 뻗어줄 때 정확한 스트로크가 나온다. 사진 ②처럼 공을 맞히려다 과도하게 오른손에 힘이 들어가면 어깨가 앞으로 먼저 튀어나가고, 결국 공이 깎여 맞아 ‘퍼팅 슬라이스’가 나올 수 있다. /조희찬 기자
슬라이스 구질은 대개 공이 깎여 맞을 때 나온다. 퍼팅 슬라이스도 마찬가지. 오른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퍼터 헤드가 정상적인 스트로크 궤도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

홍란은 “공을 맞힌다는 생각으로 퍼팅을 하다 보면 오른손과 팔에 힘이 들어가고 오른 어깨가 앞으로 나오면서 소위 ‘엎어치는 샷’이 나온다”며 “헤드가 아웃-인 궤도로 움직이면서 공이 깎여 맞고 정렬한 라인에서 벗어나 오른쪽으로 구르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팔과 손목, 어깨가 하나가 돼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처럼 퍼팅을 할 때도 양 팔과 몸통이 ‘삼각형’을 그린다는 느낌으로 일체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홍란은 “공을 맞힌다는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헤드가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것에 집중하면 공은 알아서 굴러가고 한층 더 나은 ‘터치감’이 손에 전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