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씹고 우승한 타이거 우즈' 이런 황제 처음 보셨죠?
“이런 모습 처음이야!”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밤새 즐기던 골프팬들 사이에선 타이거 우즈(미국)의 영화같은 역전 우승과 함께 ‘사소한 변화’가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부터 최종일 결승라운드까지 경기에 나선 우즈가 무언가를 우물우물 씹는 모습이 여러차례 포착된 것이다. 바로 껌씹기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그에게 무슨일이 일어난 거냐?”거나 “우즈가 경기 중에 껌씹는 모습은 난생 처음 봤다.누구 이전에 본 적 있으신가?” 등의 글이 무더기로 올라오는 등 작은 소동이 빚어졌다. 우즈가 경기에서, 그것도 메이저 대회에서 껌을 씹으며 플레이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장면이어서다.

우즈가 마스터스 대회에서는 껌을 씹으며 경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전에도 다른 대회에선 몇 차례 껌을 씹기는 했다. 가깝게는 2014년 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목격됐고, 멀리는 2006년 유러피언투어(EPGA) 대회인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도 껌을 씹어 풍선을 부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는 게 골프다이제스트의 전언이다.

벌써부터 “우즈가 애용하는 껌이 어느 브랜드 제품이냐는 게 앞으로 시장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메이저 통산 첫 역전우승을 일궈내며 ‘황제의 귀환’을 알린 우즈가 무엇을 하든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우즈가 씹는 게 낯선 일이어서 그렇지 프로 야구나 농구에서 선수들이 경기 중에 껌을 씹는 건 드물지 않은 일이다. 경기의 중압감을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스포츠정신의학 전문가인 조 페어런트 박사는 “긴장을 하면 턱이 꽉 물려있게 되고 다른 근육까지도 긴장하게 된다. 무언가를 씹는 저작행위는 턱을 계속 움직여야하기 때문에 긴장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우즈가 껌을 씹는 건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미국)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즈의 캐런 크라우스는 이와관련 “우즈는 경기 도중 자주 껌을 씹었던 조던이 당분 보충을 위해 껌을 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껌씹기를 시작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한편 우즈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2위 그룹에는 더스틴 존슨, 잰더 셔플리,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가 이름을 올렸다. 2005년에 이어 14년 만의 마스터스 5승이다. 우승 상금은 207만달러(약 23억5000만원)다.

우즈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81승을 쌓아 샘 스니드(미국)가 가진 최다 우승(82승)에 단 1승을 남기게 됐다. 또 2008년 US오픈 이후 11년만에 메이저 대회 15승째를 기록해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메이저 최다승(18승)에도 3승만을 남겼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