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만 가면 펄펄 나는 양희영(30)이 이번엔 5연속 버디쇼를 선보였다. 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3승 중 2승을 거둔 혼다LPGA타일랜드(총상금 160만달러)에서다.

양희영은 24일 태국 촌부리 시암CC 파타야 올드 코스(파72·6576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 전반 11개 홀에서 5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였다. 양희영은 11번홀까지 21언더파를 기록해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였던 호주동포 이민지(23)와 격차를 벌렸다.

양희영은 LPGA투어 통산 3승 중 2승을 이 대회(2015·2017년)에서 거뒀다. 가장 최근 우승도 2017년 이 대회에서 기록했다. 그는 마치 이 대회를 위해 그동안 우승 없이 기다린 듯했다.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더니 3라운드에서도 버디만 6개를 낚아채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올해도 세계랭킹 상위 10명 중 9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대회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다. 양희영은 3라운드를 마친 뒤 태국에서만 유독 강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도 정말 모르겠다”며 “확실한 건 이 대회를 즐기고, 좋아하고 또 코스가 매우 마음에 드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도 다르지 않았다. 양희영은 1번홀(파5) 버디와 3번홀(파4) 보기를 맞바꾸더니 4번홀(파3)부터 시동을 걸었다. 그린 에지에서 10m 남짓한 거리의 긴 버디 퍼트를 그대로 홀 안에 집어넣었다. 5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약 3m 거리에 보내 버디를 낚아채더니 6번홀(파4)에선 약 2m 거리의 퍼트를 성공해 가볍게 버디를 기록했다. 7번홀(파5)에선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음에도 세 번째 샷을 2m 거리에 붙여 기어코 버디를 잡았다. 8번홀(파3)에서도 버디로 5연속 버디쇼를 완성했다.

이민지도 11번홀까지 버디만 3개를 낚아채며 깔끔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2016년 인천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자이자 LPGA투어 통산 2승을 거두고 있는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도 1번홀부터 3번홀까지 이글-버디-버디로 무려 4타를 줄이는 버디쇼를 펼쳤다.

새 후원사 로고를 달고 올 시즌 첫 대회를 치른 박성현(26)은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하며 중상위권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그는 3라운드까지 3타를 줄이는 데 그쳤으나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뒷심을 발휘해 4타를 줄이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