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신기술 전쟁
‘타이틀리스트와의 간격을 좁혀라.’

업계 추산 1400억원 규모인 국내 골프공 시장은 그동안 타이틀리스트로 대변됐다. 주요 골프공 업체에 따르면 타이틀리스트의 시장 점유율은 평균 60%에 달한다. 나머지 40%를 국산 브랜드인 볼빅과 기타 브랜드가 나눠 갖는 실정이다. 새해에는 역전은 아니더라도 확실한 색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 간격을 좁히겠다는 경쟁사들의 의지가 강하다.

이미 명품 이미지를 굳힌 업계 1위 타이틀리스트는 신제품 10세대 ‘Pro v1’과 ‘Pro v1x’에 비거리 증가라는 요소까지 추가해 더 완벽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우레탄 커버를 17% 얇게 제작했고 빈 공간에 볼 스피드를 높이는 케이싱 레이어를 채워 넣었다. 장점이던 스핀양은 거의 줄지 않았고 비거리는 더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은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내구성에 중점을 뒀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왔던 외부 코팅을 강화해 충격에도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보완했다.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시장에 진출한 만큼 제품 외관에도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볼빅 관계자는 “외부 코팅 강화는 물론 블루 및 와인 컬러의 마킹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연출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육각 딤플’ 등 항상 새로운 시도로 업계에 새바람을 몰고 온 캘러웨이는 신소재 그래핀을 바깥쪽 코어에 적용한 신제품 ‘ERC 소프트’를 들고나왔다. ERC는 캘러웨이골프 창립자인 ‘일리 리브스 캘러웨이(Ely Reeves Callaway)’의 이름을 땄다. 그만큼 이번 제품에 사활을 걸었다는 얘기다.

캘러웨이골프 관계자는 “아웃 코어에 그래핀 소재를 적용함으로써 안쪽 코어 사이즈를 더 크게 만들 수 있었다”며 “안쪽 코어가 커져 더 큰 운동 에너지를 생성해 긴 비거리를 제공한다”고 했다.

박인비(31)와 전인지(25) 등 스타를 대거 영입하며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는 스릭슨은 신제품에 ‘터치감’을 강조했다. 스릭슨은 이번 신제품 ‘New 스릭슨 Z-스타’에 ‘SeRM’이라는 고분자 소재를 세계 최초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 덕분에 코팅에 점성이 높아 임팩트 시 스핀양이 늘어나고 더 부드러운 타구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골프 황제의 공’ 브리지스톤은 타이거 우즈(미국) 효과를 새해에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브리지스톤의 ‘TOUR B XS 타이거 우즈 에디션’은 우즈가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