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스폿을 제대로 맞히는 임팩트 퍼팅을 하려면 ‘다운블로 퍼팅 훈련’이 효과적이다. 사진 1번처럼 퍼터 헤드 옆에 동전을 놓고 어드레스를 한 뒤 2번처럼 동전을 건드리지 않고 퍼터 헤드가 지나가도록 백스윙을 하는 연습이다. 지면과 수평으로 백스윙하면 3번처럼 퍼터 헤드가 동전을 스치거나 밀어낸다. /이관우 기자
스위트 스폿을 제대로 맞히는 임팩트 퍼팅을 하려면 ‘다운블로 퍼팅 훈련’이 효과적이다. 사진 1번처럼 퍼터 헤드 옆에 동전을 놓고 어드레스를 한 뒤 2번처럼 동전을 건드리지 않고 퍼터 헤드가 지나가도록 백스윙을 하는 연습이다. 지면과 수평으로 백스윙하면 3번처럼 퍼터 헤드가 동전을 스치거나 밀어낸다. /이관우 기자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과 씨름하다 보니 입동(立冬)이 엊그제였다는 것도 모르고 지나쳤습니다. 한 해의 성과를 결정짓는 수확의 계절도 이제 끝자락이니 마무리가 중요한 때가 다시 돌아온 것 같습니다.

퍼팅 연습, 임팩트부터 알아야

골프에서 마무리는 퍼팅이죠. 투어 대회든 친선 라운드든 가장 큰 함성이 들리는 곳은 바로 그린입니다. 아무리 티샷을 잘해도 드라이버샷이 챔피언을 결정지은 적은 아마 한 번도 없을 겁니다. 타이거 우즈도 티잉 그라운드에서 포효하지는 않습니다. 모두 그린에서였습니다.

아이러니컬한 건 그렇게 중요한 퍼팅이 늘 아마추어들에게 소외돼 있다는 점입니다. 골프광인 남편에게도 “연습장에서 1시간씩 스윙 연습하느니 라운드 전 5분만 퍼팅에 투자해보라”고 귀가 따갑도록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습니다.

그런데, 그나마 그린에서 짬을 내 연습하는 주말골퍼들을 볼 때도 한숨이 나오곤 한다는 게 솔직한 고백입니다. 퍼팅의 기본, 즉 ‘임팩트 있는 터치’를 모르고 거리와 방향감을 찾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퍼팅감이 잘 다가오지 않고, 한번 잡힌 듯했던 감도 돌아서면 금세 희미해지는 것 역시 그래서입니다.

500원짜리 동전으로 다운블로 연습하기

제가 권하는 연습 방법은 실내에서 임팩트 느낌을 쌓는 훈련입니다. 연습장이나 골프장에 가지 않고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실내용 인조 퍼팅 매트는 가운데에 잘 보이지 않는 홈이 파여 있기 마련이어서 사실 퍼팅 방향감을 익히기엔 무리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 파인 홈을 타고 공이 똑바로 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실내에선 임팩트 연습이 더 효과적이라 하겠습니다. 준비물은 퍼터와 골프공, 500원짜리 동전 한 개입니다.

1단계, 퍼팅 어드레스를 한 뒤 동전을 퍼터 헤드 오른쪽에 놓습니다. 헤드 바로 옆 3㎝ 정도면 충분합니다.

2단계는 동전을 건드리지 않고 백스윙(스트로크)하기입니다. 동전이 퍼터 헤드 밑바닥에 닿으면 바닥 긁히는 소리가 날 것입니다. 잘못된 백스윙입니다. 놀이터 그네가 뒤로 박차오르듯 곧바로 퍼터 헤드가 하늘 쪽으로 올라가야 바른 백스윙입니다.

3단계, 다운스윙이 중요합니다. 공을 때리되 다운블로로 눌러 치는 것입니다. 퍼터에도 로프트각(2~4도)이 있어 이렇게 다운블로로 치면 스위트 스폿에 잘 맞았다는 느낌이 훨씬 강해질 겁니다.

마지막 단계가 ‘톡 때리고 끊어주기’입니다. 공을 친 다음 퍼터 헤드가 공이 있던 자리에서 홀컵 방향으로 5㎝ 이상 전진하지 않게 잡아주는 게 중요합니다. 퍼터헤드가 관성에 따라 전진하려 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감속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인내심이 필요한 동작입니다.

시간이 없으면 가성비 높은 실내 훈련을

저는 샷과 퍼팅의 원리가 같다고 봅니다. 그래서 퍼터도 다운블로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스위트 스폿에 맞은 임팩트 느낌을 정확히 손바닥을 통해 뇌에 잘 전달해 줄 뿐만 아니라 백스핀이 걸려 원하는 거리 이상으로 쓸데없이 멀리 도망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운블로로 때리는 형태라 아마추어들이 흔하게 겪는 뒤땅은 나지 않습니다.

다만, 지켜야 할 점이 있습니다. 손가락이나 손목에 힘을 줘선 안 된다는 겁니다. 리듬과 템포가 일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동안 골프계의 대세로 군림해온 밀어주기 퍼팅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저 역시 밀어주기 퍼팅에 집중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똑바로 쭉 밀기’에 엄청난 시간과 공을 들였죠. 투어를 뛸 당시 절친이던 로라 디아즈는 연습그린에서 ‘될 때까지’ 연습하던 저에게 “제발 집에 좀 가라!”고 등을 떠밀곤 했습니다. 그 밀어주기 퍼팅으로 셀 수 없을 만큼 우승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10여 년 전 톡톡 때리는 다운블로 퍼팅으로 바꾼 뒤에야 그 밀어주기가 엄청난 반복 훈련을 해야만 감각이 축적되는, 말하자면 ‘가성비’가 그리 높지 않은 방식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많은 프로가 드라이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스핀양이 많은 페이드샷을 구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이 떨어진 뒤 어디론가 많이 굴러가는 드로샷과 달리 페이드샷은 공이 떨어진 자리나 그 주변에 멈춰서기 때문입니다.

마침 요즘 미국 투어를 뛰는 후배 중 상당수가 저처럼 톡톡 때리는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골든슬래머’ 박인비와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드를 따낸 ‘핫식스’ 이정은도 그렇고, 요즘엔 우즈도 톡톡 때리는 듯한 퍼팅을 섞어서 하고 있고요.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몰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조던 스피스 등 많은 선수가 톡톡 치기 퍼팅으로 재미를 보고 있기도 합니다. 저 역시 5m 내외의 퍼팅에서 놀랄 만한 발전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퍼팅은 예민한 마무리입니다.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방향이나 거리에서 조금 실수가 나와도 다음에 만회할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퍼팅은 홀컵에 공을 넣지 않는 한 만회란 없습니다.

곧 겨울이 다가올 것입니다. 집안에서 하는 ‘톡톡 다운블로 퍼팅’ 연습으로 스위트 스폿과 임팩트부터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연습도 양보다 질입니다.

박지은 < 골프칼럼니스트·前 LPGA투어 프로 >

장소협찬 : 포천힐스컨트리클럽
강남에서 40분 더 가까워진 포천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