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휴가’ 한 달을 보낸 뒤 대회에 복귀한 렉시 톰슨(미국)이 복귀 첫 대회에서 또 사고를 쳐 체면을 구겼다. 경기 도중 로컬 룰 위반으로 1벌타를 받았다. 19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인디우먼인테크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다.

톰슨은 이날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브릭야드크로싱골프장에서 열린 이 대회 3라운드 10번홀(파5)에서 경기를 하다 페어웨이에 떨어진 공을 손으로 건드려 1벌타를 받았다.

이날 대회는 ‘프리퍼드 라이(preferred lie)’ 규정을 적용했다. 페어웨이에 떨어진 공을 들어서 닦은 뒤 제자리에 놓고 샷을 할 수 있는 배려 규정이다. 페어웨이에 진흙이 많은 경우 자주 적용되는 룰이다.

문제는 톰슨이 10번홀 티샷을 엉뚱한 홀인 6번홀로 날린 데서 비롯됐다. 톰슨은 이 홀에서 공을 들어 닦은 뒤 두 번째 샷을 하려 했다. 하지만 프리퍼드 라이 규칙은 선수가 원래 플레이하고 있던 홀(10번홀)에만 적용된다는 걸 깜빡했다. 경기위원이 제지하고 나서야 자신의 실수를 뒤늦게 안 것이다.

하마터면 톰슨은 ‘오소(誤所)플레이’로 2벌타를 받을 뻔했다. 다행히 공을 닦은 뒤 땅에 내려놓기 전 경기위원의 지적을 들은 덕에 원위치에 공을 가져다 놔 추가 1벌타를 면했다.

톰슨의 룰 위반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는 원래 마크한 곳이 아닌 곳에 공을 놓고 퍼팅했다가 오소플레이(2벌타)와 스코어오기(2벌타)로 4벌타를 받았다. 챔피언 트로피가 유소연에게 넘어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또 지난 2월 혼다타일랜드에서는 움직일 수 없도록 규정한 광고판을 옮겼다가 2벌타를 받아 구설에 올랐다.

톰슨은 한 달간의 긴 휴식을 보낸 뒤 모처럼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다시 벌타를 받아 ‘상습적 규정 위반’ 선수란 꼬리표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게 됐다.

그는 지난달 마라톤클래식이 끝난 뒤 “오로지 골프만 생각하고 살았다. 나는 로봇이 아니다. 내가 누구인지, 진정 행복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장기 휴가를 선언했다.

양희영과 박성현이 이날 각각 7언더파, 6언더파를 쳐 중간 합계 19언더파로 나란히 2타 차 공동 2위에 올라 우승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톰슨은 벌타에도 불구하고 이날 8타를 덜어내 16언더파를 기록, 공동 4위에 올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