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1인자’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6일(한국시간) 끝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이 새로운 1인자를 낙점할 분수령이다.

현재 세계랭킹 1위는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이다. 지난주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 스코티시여자오픈에서 시즌 3승을 달성하며 박인비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끝나면 1위가 바뀔 공산이 커졌다. 쭈타누깐이 우승권 밖으로 밀려난 반면 한국 선수들의 상승세가 가팔라서다.

5일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주 리덤 세인트 앤스의 로열리덤&세인트앤스골프링크스(파72·6585야드)에서 끝난 대회 3라운드에서 세계랭킹 3위 박성현, 4위 유소연 등이 우승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이어진 4라운드에서는 각각 4타, 3타를 잃고(오후 11시30분 현재) 우승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양새다. 태국의 포나농 팻럼이 2타를 덜어내 15언더파 단독선두, 영국의 조지아 홀이 역시 2타를 덜어내 14언더파 2위를 질주 중이다. 그러는 사이 김세영이 이날만 13번홀까지 6타를 줄여 9언더파 공동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유소연과 박성현의 막판 뒤집기 우승도 배제할 수 없다.

유소연과 박성현의 세계랭킹 포인트는 각각 7.20점과 7.00점으로 현 랭킹 1위 쭈타누깐(7.86점)과 0.86점 차 범위에 있다. 3라운드까지 6언더파 공동 13위에 오른 쭈타누깐도 2타를 덜어내며 수성에 나섰지만 우승에서는 다소 멀어지는 분위기다.

LPGA에 따르면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곧바로 다음주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선다. 지난해 11월 생애 처음 1위에 1주일간 앉아 본 이후 9개월여 만의 ‘그린 퀸’ 복귀다. 이번 대회에서 4위 이상만 해도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다. 쭈타누깐과 유소연, 펑산산, 김인경 등이 부진할 경우다. 유소연도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다. 2위를 기록해도 쭈타누깐, 박성현 등의 순위에 따라 1위 자리를 가져올 가능성이 남는다. 유소연은 지난해 6월 말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박성현이 LPGA에서 39년 만에 루키로 세계랭킹 1위 등극 기록을 쓴 11월 초까지 넉 달가량 ‘1인자’로 군림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