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의 ‘아킬레스건’은 낮은 정확도다. 아무리 멀리 때려도 공이 숲이나 물로 날아가는 이른바 ‘와이파이’샷이 빈발해 동반자들을 속웃음 짓게 하는 게 장타자의 그늘이다. 이런 탓에 장타자들은 대개 방향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 한두 개쯤 갖고 있기 마련이다.

김홍택 프로의 스윙은 잡동작을 줄여 이런 문제에 대처했다. 스윙 동작이 백스윙과 다운스윙, 피니시로 구성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간결하다. 이른바 ‘노(no) 릴리즈’ 타법이다.
'똑바로 장타' 치고 싶다고?… 간결한 스윙으로 릴리즈 최소화
그는 “임팩트 순간부터 이후 피니시까지 클럽 페이스를 최대한 오랫동안 직각으로 유지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왼 손목 위로 오른 손목이 타고 올라오는 릴리즈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스윙은 드라이버에선 드물지만 아이언(특히 웨지샷)에선 흔한 타법이다. 백스윙 톱에서 피니시까지 페이스 각도의 변화 폭이 적은 게 특징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차기 황제’ 조던 스피스(미국)가 왼팔꿈치를 임팩트 순간부터 미리 구부리는 것이나, 미셸 위가 페이드샷(타깃의 왼쪽으로 출발해 오른쪽으로 휘는 샷)을 치기 위해 왼팔꿈치를 피니시 때 겨드랑이에서 떼내 높이 치켜드는 것도 릴리즈를 최소화하려는 동작이다. 김 프로는 “백스윙 톱에서 피니시까지 완전히 한 번에 회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 번에 회전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상·하체가 따로 놀거나 흔들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무엇보다 하체가 부실하면 스윙 속도가 빨라질수록 정확도는 비례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프로가 강조하는 건 상·하체의 균형이다. “상·하체가 균형적으로 발전해야 스피드를 효율적으로 낼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를 위한 훈련법이 ‘제자리 뛰어 180% 뒤로 돌기’다. 제자리에서 몸을 꼬았다가 점프하면서 회전해 180도 뒤로 도는 동작(같은 동작을 반대 방향으로 반복)이다. 다운스윙과 백스윙 등 회전운동이 대부분인 골프 스윙에서 상체와 하체가 자연스럽게 균형을 맞춰주고 하체 힘도 길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의 특유의 ‘개구리 점프 동작’이 이 연습 안에도 녹아 있다.

다른 여러 프로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가 강조한 가장 큰 비결은 ‘혹독한 연습’이다.

“피떡 진 손을 붕대로 감고 스윙 연습을 했어요. 하루 3000개씩 휘둘렀더니 어느 날 느낌이 딱 오는 시점이 있더라고요. 상·하체도 알아서 움직이고요. 그래서 다들 연습이 실력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