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위 패셔니스타(fashionista).’

안신애 "외모에 대한 관심은 보너스 같아… 결국 프로의 경쟁력은 실력이죠"
프로골퍼 안신애(29·사진)를 따라다니는 수식어 중 하나다. 그는 그린 위에서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낸다. 일본에서도 난리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진출한 그는 첫 대회부터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신용카드 브랜드 비자(VISA)는 최근 일본에서 출시한 선불카드에 안신애 사진을 넣었다.

26일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제40회 KLPGA 챔피언십’에 안신애 취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 취재진이 몰린 것은 그의 여전한 인기를 대변했다.

이날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안신애는 이 같은 관심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모에 대한 관심은 ‘보너스’ 같은 것이다. 결국 프로골퍼의 경쟁력은 실력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안신애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JLPGA 투어 시드순위전에서 부진했다. 예선에선 꾸준히 상위권에 들었다. 최종전에서 71위에 그치며 올해 초청선수 자격으로 일본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안신애는 올해만 부진했을 뿐이다. 이전에는 되레 실력이 외모에 가려졌다는 평가도 존재했다. 2010년 2승을 거뒀고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2019년까지 KLPGA 투어 출전 자격을 확보하고 있다.

안신애는 “그동안 낸 성적이 조명되지 않는 것은 아쉽긴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며 “올해 참가하는 국내 대회에서 최대한 샷 감각을 되찾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신애는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이다. 주변에서 결혼 이야기를 자주 꺼낸다. 외동딸인 그는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 신중하다. ‘늦둥이’인 안신애는 부모님과 최대한 오래 살며 효녀 노릇을 하는 게 인생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안신애는 “아직 결혼을 고민하기엔 조금 이른 나이지 않나”라며 “아직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고 30대에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형은 잘생기면 물론 좋겠지만 그보다 듬직하고 나를 계속 아껴주고 바라봐주는 남자였으면 한다”며 “미래의 남편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이번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양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