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짜릿한 '뒤집기쇼'…'파이널 퀸' 다시 날아올랐다
‘지존’ 신지애(29·사진)가 ‘파이널 퀸’으로 다시 한 번 날았다. 19일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다이오제지 엘리에르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1억엔, 우승상금 1800만엔)에서다. 이 대회를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시즌 2승, 통산 15승째를 수확한 신지애는 개인통산 50승에도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3년 만에 일본 선수의 몫으로 돌아갈 듯했던 JLPGA 시즌 상금왕도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K골프 올 시즌 13승 합작

신지애는 이날 일본 에히메현 마쓰야마시 엘리에르GC(파72·6550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최종일 4라운드를 5언더파 67타로 마무리했다. 보기 2개를 내줬지만 버디 7개를 잡아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신지애는 2위 스즈키 아이(일본)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애는 전날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 전미정(35·하이트진로)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지난 8월 니토리 레이디스 대회 우승 이후 3개월여 만에 시즌 2승째를 신고한 신지애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국 선수 개인 통산 최다승 기록 경신도 이어갔다. 2006년 한국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지금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1승(아마추어 1승 포함)을 올렸다. 2009년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해 11승을 올렸고, 2014년부터는 무대를 일본으로 옮겨 지난 8월까지 14승을 수확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1승), 아시안투어(1승)까지 합하면 국내외 투어에서 총 49승을 올린 셈이다. 1승만 추가하면 한국 선수 중 아무도 해보지 못한 50승 대기록을 완성한다.

2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신지애는 1, 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8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후반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10번 홀부터 12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으며 경쟁자들을 한때 3타 차까지 따돌렸다. 후반에 보기 2개를 내주긴 했지만 버디 1개를 추가하며 그대로 2타 차 우승을 확정 지었다.

신지애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JLPGA 투어 37개 대회에서 13승을 합작했다. 50%에 가까운 승률이다. 김하늘이 3승으로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가운데 신지애와 이민영이 각각 2승을 올렸고 이지희, 안선주, 전미정, 강수연, 김해림, 이보미가 1승씩을 보탰다.

◆상금왕 경쟁 최종전서 결판

신지애는 이번 우승으로 JLPGA 올 시즌 최저타수(70.4798타) 부문 1위를 사실상 굳혔다. 2위 김하늘(70.7237)과는 0.2점 이상 차이 난다. 1개 대회를 남긴 상황에서 뒤집기 쉽지 않은 격차다. 상금 1800만엔을 더한 그는 시즌 총상금 부문에서도 종전 5위였던 순위를 4위로 끌어올려 상금왕 경쟁 구도까지 안갯속으로 빠뜨렸다. 마지막 대회(우승상금 2500만엔)까지 내리 제패할 경우 상금왕도 노릴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왕을 확정할 수 있었던 현재 상금 랭킹 1위 스즈키 아이는 15언더파 준우승에 머물면서 막판까지 상금왕 수성에 나서게 됐다.

3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전미정은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시즌 상금 순위 3위 이민영(25·한화)은 최종 12위를 기록했고, 상금랭킹 2위 김하늘(29·하이트진로)은 42위로 내려앉아 상금왕 뒤집기 도전을 최종전으로 미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