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골프용품업체의 상표권 분쟁이 이 제품을 사용한 선수의 비공인 퍼터 논란으로까지 번져 물의를 빚고 있다.

미국의 예스골프 퍼터를 수입,판매하는 프로기어홀딩스㈜는 28일 "최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트컵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선수가 자사의 유사 복제품을 사용했으며 이 제품은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의 공인을 받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기어홀딩스는 "예스골프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지 않은 업체가 유사 복제품을 만들었으며 이 사실을 모르는 다른 선수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USGA와 R&A는 반발계수나 그루브의 제한 규격에 적합한 드라이버나 아이언, 웨지의 제조업체와 모델명 목록을 공지하지만 퍼터의 경우 규격과 디자인만을 규정할 뿐 모델 목록을 공지하지 않는다.

비공인 퍼터 논란이 일자 KLPGA는 진상 조사에 들어가 "모든 퍼터는 USGA와 R&A의 퍼터에 관한 디자인 및 규격에 맞게 제조됐으면 문제가 없는 것이다"며 "(해당 선수가)퍼터를 변형시키지 않았고 그것이 다른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면 전혀 문제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비공인 퍼터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정작 피해는 선수에게 돌아갔다.

하이트컵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장수화(21)의 소속팀 토마토저축은행은 "프로기어홀딩스가 검증되지 않은 비공인 퍼터 주장을 펴 장수화가 의혹의 눈길을 받게 됐다"며 비난했다.

이 골프구단 관계자는 "프로기어홀딩스 관계자가 장수화에게 전화해 비공인 퍼터를 사용했다고 알렸다"며 "장수화가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프로기어홀딩스가 언론사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장수화가 마치 불법 장비를 사용한 것처럼 표현해 장수화의 명예가 실추 됐다.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기어홀딩스 관계자는 "선수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다른 선수들의 피해를 막으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올해 초부터 예스골프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프로기어홀딩스는 이전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던 KJ골프가 유사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상표권 소송을 벌이고 있다.

KJ골프는 "예스골프라는 브랜드의 상표권 등록을 이미 마쳤으며 오히려 프로기어홀딩스가 상표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