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의 미국여자프로골프(PGA)투어에 대한 '침공'은 이미 10년 동안 이어졌지만 기세가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3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티커'의 골프 칼럼니스트 앤드루 보스는 이렇게 썼다.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가 끝난 뒤 순위표 상단에 우승자만 크리스티 커(미국)가 차지했을 뿐 온통 한국 선수 일색이었던 사실이 자못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

보스는 이번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선수 가운데 한국 태생이 무려 25명에 이르러 미국 선수 24명보다 더 많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컷을 통과한 한국 선수는 28명이지만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을 지니지 않은 선수는 제외해 그나마 25명이었다.

상위 15명 가운데 한국 선수는 브라질 국적인 교포 안젤라 박(19)을 포함하면 9명에 이르러 미국(3명), 멕시코(1명), 파라과이(1명), 일본(1명) 등을 압도했다.

칼럼에서 보스는 "골프가 이제 세계화됐다고 하지만 LPGA 투어는 사실상 미국과 한국 두 나라 선수 일색"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럽세와 호주 선수의 쇠락도 지적했다.

유럽 출신 선수는 겨우 7명만 컷을 통과했을 뿐 상위 15명 가운데 한명도 끼지 못했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주름잡고 있는 호주는 US여자오픈에 고작 4명의 선수를 출전시키는데 그쳤다.

한편 보스는 같은 날 칼럼에서 위성미(17.미국 이름 미셸 위)에 대해 "같은 또래 선수들이 성공을 거둔 이유를 잘 살펴보라"고 충고했다.

한살 많은 안젤라 박이 아마추어 무대를 거쳐 퀼리파잉스쿨을 통과한 뒤 LPGA 투어에 뛰어 들어 착실하게 성공의 길을 걷고 있고 역시 위성미보다 한살 위인 신지애(19.하이마트)는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가 된 다음에 LPGA 투어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턱없이 높은 남자 선수들과 대결에 재능을 소비하지 말고 여자대회에 전념하라"고 충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