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부는 한국 돌풍을 지켜보라.' 오는 16일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480만달러)이 열리는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 7천68야드)에 일찌감치 '한국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 대회에 한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골프 뉴스 메이커 위성미(15.미국명 미셸위)와 한국인 두번째 PGA 투어 멤버 나상욱(20.미국명 케빈 나.코오롱엘로드)이 나란히 출전하기 때문. 그렇지 않아도 골프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위성미는 2004년 시즌 첫 성(性)대결 주자로 나서는데다 PGA 투어 대회 사상 최연소 여성 출전자라는 점 때문에 스포트라이트가 더해졌다. 일주일전 PGA 투어 시즌 개막전 메르세데스챔피언십 프로암에 출전하면서 주가를 올린 위성미는 이번에도 프로암 대회 출전자 명단에 빠지지 않았고 지난해 대회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와의 동반 연습 라운드 등으로 보도진의 집중 취재 대상이되고 있다. 골프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58년전 베이브 자하리아스 이후 두번째로 PGA 투어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는 여성 선수라는 영예를 차지할 수 있을지 여부. 웬만한 남자 프로 골프 선수를 능가하는 장타력을 지닌 위성미는 집에서 가까운 와이알레이골프장에서 라운드한 경험이 많아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이루지 못한 PGA 투어 컷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와이알레이골프장에서 65타를 친 적이 있다고 소개한 위성미는 "가장 나쁜 스코어가 76타였다"며 "반드시 컷을 통과하고 말겠다"고 장담했다. 지난해 이 대회 컷 기준은 이븐파 140타였기 때문에 평소 이곳에서 낸 스코어만유지하면 컷 통과는 충분하다는 것.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룬다는 압박감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위성미는"설문조사에서 내가 컷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답변이 70%에 이르렀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때문에 오히려 부담없이 편하게 경기할 것"이라는 영리한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데뷔하는 루키 가운데 최연소 선수인 나상욱도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미국 3대 지상파 방송 가운데 하나인 NBC는 올해 퀄리파잉스쿨 상위 입상자에대한 1시간 짜리 특집을 제작하면서 나상욱을 집중적으로 소개했고 골프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인사이드 PGA' 프로그램은 나상욱을 '코멘테이터'로 선정해 이번 대회내내 경기 전후 인터뷰를 내보내기로 했다. 고국 방문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8일간 강도높은 훈련을 쌓은뒤 12일 하와이에 입성한 나상욱은 "내 목표는 컷 통과가 아니라 상위권 입상"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낮은 목표'에 연연하는 것보다는 데뷔전부터 화끈한 플레이로 팬들에게 강렬한인상을 심어주겠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샷의 안정성을 위해 페이드샷을 주로 치도록 했던 부치 하먼 코치에게퀄리파잉스쿨 합격 직후 "이제는 드로샷을 비롯한 다양한 샷을 구사해야 살아 남을수 있다"는 조언을 받고 테크닉 연마에 땀을 쏟았던 나상욱은 하와이에서 부는 강한바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비바람이 거센 유럽 투어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던 나상욱은 "바람이 잠잠하면 정상급 선수들이 버디 파티를 벌일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상위권 진입은 어렵다"며 "차라리 강풍 속에서 치르는 대회라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데뷔전이라 약간 흥분되고 팜스프링스에서 강훈련 때문에 다소 피곤한 것 빼고는 다 좋다"는 나상욱은 "최경주 선배가 전화를 걸어와 '너라면 그곳 코스에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을 해줘 한결 자신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니오픈은 시즌 두번째 대회이지만 개막전 메르세데스챔피언십이 전년도투어대회 우승자 30명만 초청해 치른 때문에 사실상 개막전이나 다름없다. 출전 선수 140명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엘스를 비롯해 메르세데스챔피언십 우승자 스튜어트 애플비(호주), 그리고 비제이 싱(피지), 짐 퓨릭, 데이비스 러브3세(이상 미국), 레티프 구센(남아공) 등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작년 엘스와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며 '새별'로 떠오른 아론 배들리(호주)와 찰스 하웰3세, 매트 쿠차(미국), 애덤 스콧(호주) 등 신예들도 새해 벽두 정상을노크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출전하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