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 에쓰오일 본사. 사진=허문찬 기자
서울 마포 에쓰오일 본사. 사진=허문찬 기자
유안타증권은 9일 에쓰오일에 대해 내년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며 목표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감소 우려가 지나가고 있어 내년 회복을 머리에 둘 때"라며 "연간 영업이익 흐름은 작년 3조4000억원(우크라이나 전쟁 특수), 올해 1조4000억원(추정), 2024년 1조8000억원(추정) 등"이라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올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2000억원과 정제마진 하락이 겹친다"며 "내년에는 재고손실이 소멸되는 가운데 글로벌 증설 급감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주가지표인 PBR(주가순자산비율)도 이미 1.0배 이하로 바닥권을 터치했는데 2024년에 평균치인 1.3배로 회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황 연구원은 또 "정유 업황에 대한 대용치인 싱가폴 정제마진은 2023년 4월 이미 바닥을 확인했다"며 "특이한 아웃라이어를 제외하면 2003~2023년 20개년 동안 정제마진은 2~9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특히 바닥 싱가폴 정제마진은 배럴당 2달러 전후였다"며 "과거 저점 시기(분기 평균)를 체크해 보면 2003년 2분기 2달러, 2009년 4분기 2.2달러, 2013년 4분기 3.5달러, 2019년 1분기 3.2달러 등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2023년 4월 2.5달러로 바닥을 터치했다. 2022년 10.6달러에서 급락한 것은 과잉공급 때문이었다"며 "글로벌 정유제품 하루 수요는 1억배럴로 160만배럴 늘어났지만, 정유설비는 216만 배럴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황 연구원은 "2023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정유설비 공급 여건이 급변한다"며 "순증설 규모가 2022년 107만배럴, 2023년 261만배럴에서 2024년 56만배럴, 2025년 104만배럴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그는 "2023년 상반기에 257만배럴로 집중된 후 하반기 일본 ENEOS 폐쇄가 예정돼 있다. 2024년에는 멕시코 멕시카노스(Mexicanos), 인도네시아 페르타미아(Pertamina), 아랍에미리트(UAE) 리와이즈(Rewais)의 증설이 제한된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공급과잉 여부를 판단하는 신규 증설 기준은 정상적인 수요증가 규모인 120만배럴인데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53%, 13% 부족하다"며 "2023년보다 정유수급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