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올해 첫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섰다. 한·일 관계에 해빙 기류가 조성된 가운데 한국 기업에 대한 일본 기관투자가의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벤치마크(기준점)가 될 전망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할 예정이다. 규모는 200억엔(약 1871억원) 수준이다. 사무라이본드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일본 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일본에서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이다.

대한항공은 2019년부터 사무라이본드 시장을 자주 활용했다. 2019년 2월 300억엔 규모 사무라이본드를 창사 후 처음으로 찍었고 지난해 1월에도 300억엔 규모를 발행했다.

그동안 꾸준히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한 경험이 투자 수요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일본 기관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꾸준히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갖췄다는 점도 투자 수요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7% 증가한 13조417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8836억원으로 97% 올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대한항공은 아직 국제 신용등급이 없어 외화채 발행 과정에서 수출입은행 및 산업은행 등을 통해 신용도를 보강하고 있다. 이번 사무라이본드는 수출입은행의 지원을 받아 발행한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수출입은행의 신용등급을 AA급으로 매기고 있다. 이번 사무라이본드 발행은 지난해 10월 현대캐피탈(200억원), 신한은행(320억원) 후 처음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