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聞不如一見.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6년 10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개인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이사가 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표 취임 후 첫 언론사 인터뷰다. 윤현주 기자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이사가 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표 취임 후 첫 언론사 인터뷰다. 윤현주 기자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데, 주가는 공모가(5만9000원) 대비 반토막 난 대기업이 있다. 2021년 8월 19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고점인 6만900원을 찍은 뒤 지난 9일 2만9000원을 기록하고 있는 롯데렌탈이다. 고점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가 있다면 현재 수익률은 -52.38%. 1년10개월 동안 물려 있는 개인투자자들을 대신해 본사를 9일 방문했다.

선릉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4분 거리에 있는 롯데렌탈. 현재 렌터카 점유율 1위 업체다. 사업부는 자동차 렌털, 중고차 판매, 일반렌털, 카셰어링(초단기 차량 렌털) 서비스로 나뉜다. 지난해 말 기준 각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58%, 29%, 8%, 5% 순이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22에 위치한 롯데렌탈 선릉 사옥. 윤현주 기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22에 위치한 롯데렌탈 선릉 사옥. 윤현주 기자

최진환 대표 “잘하는 것에 집중…중고차 렌털 사업 확대”

건물 9층에 올라가자 최진환 대표이사를 만날 수 있었다. 최 대표는 2월 1일 신임 대표로 내정돼 업무를 시작했고, 언론사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해 경영컨설팅회사 AT커니와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현대캐피탈 전략기획본부장,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대표, ADT캡스 대표, SK브로드밴드 대표 등을 역임한 외부 인재다. 업계에서는 “롯데는 순혈주의 색채가 짙어 5년 전만 해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그룹이 전체적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는 평가다.

최 대표는 “올해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며 “우선 중고차 렌털 사업으로 확장, 그리고 상용차 시장 확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국내 차량 비중이 승용차 75%, 상용차 25%로 이뤄져 있고 신차와 중고차 비중이 각 40%, 60%인데, 이 조합을 보면 그동안 롯데렌탈은 신차 승용차 시장 30%에만 집중해 왔다. 아직 성장성이 큰 나머지 70%, 즉 중고차 렌털과 상용차 시장에 회사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적극 공략하고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신차 장기 렌털 차량이 회사에 반납되면 보통 안성 롯데오토옥션에서 경매를 통해 팔았는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중고차 렌털로 가져가는 비중을 높인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중고차와 상용차는 진입장벽이 있는 만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우수 정비망을 갖춘 롯데오토케어, 상용차 시장 강자 롯데오토리스, 국내 최대 중고차 거래 플랫폼 롯데오토옥션 등의 풀라인업을 갖춰 신규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최대표는 “롯데렌탈의 대손율은 1분기 0.16%로 자산 건전성도 뛰어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서수현 PR파트장이 롯데렌탈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서수현 PR파트장이 롯데렌탈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일반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중고차 온라인몰도 곧 오픈한다. 최 대표는 “브랜드명을 선택 중이며, 이달 하순 소비자와 만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렌터카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최 대표는 “한국에 유입되는 외국인 중 고소득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 부문에서 지난해 매출 300억~400억원을 기록했는데 수익성이 높다”고 말했다. 롯데렌탈은 이들을 위한 영문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맞춤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오토케어는 전기차 방문 충전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롯데렌탈 제공
롯데오토케어는 전기차 방문 충전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롯데렌탈 제공

해외 시장 개척 노력…산업용 장비·로봇 렌털 사업 가속페달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태국과 베트남 법인이 있는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최 대표는 “한국인들이 즐겨찾는 여행지 중 대중교통 수단이 적은 곳을 후보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용 장비와 로봇 렌털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세계 3대 산업장비 제조사인 영국 JCB와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렌탈은 고소작업대(일종의 사다리차/평균 임대료 월 50만원) 등 JCB 장비 4종을 국내에 독점 공급한다. 이를 토대로 대·중소기업 판로를 확대한다. 업계 최초로 동산 종합 보험에도 가입돼 있어 이용자들의 걱정을 덜어준다.

2019년엔 국내 최초로 서빙 로봇 렌털을 시작했는데 자영업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월 30만~60만원이면 사용 가능해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최 대표는 “태양광 패널 닦는 로봇, 창문 닦는 로봇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롯데렌탈이 미래 먹거리로 찜한 서빙용 로봇. 윤현주 기자
롯데렌탈이 미래 먹거리로 찜한 서빙용 로봇. 윤현주 기자

주식 장내 매수 등 책임 경영 의지 … 올해도 실적 신기록 예고

주가가 반토막 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최 대표는 “먼저 주주들과 직원들에게 죄송하다”고 답했다. 2월부터 업무를 시작했지만 최고경영자로서의 책임있는 자세를 보인 것이다.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주식 1만1709주를 매입했다고 지난 3월 2일 공시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억7000만원이다.

최 대표는 “영업이익·자기자본이익률·고객 수 등 모든 부문에서 10% 이상 성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5년 이익 규모 연평균 10% 이상 증가도 확신했다. 또 “배당성향의 변동은 있겠지만 실적이 매년 꾸준히 좋아지고 있기에 올해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렌탈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주당 900원이었고, 시가 배당률은 3.2%였다. 실제 롯데렌탈은 2018년 매출 1조8663억원, 영업이익 1124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2조7389억원, 영업이익 3084억원을 거뒀다. 해마다 ‘실적 신기록’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매출 7.97%, 영업이익 22.38%다.
권성율 IR실장(상무)이 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IR 임원 신설은 롯데그룹 10개 상장사 중 롯데렌탈이 유일하다. 윤현주 기자
권성율 IR실장(상무)이 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IR 임원 신설은 롯데그룹 10개 상장사 중 롯데렌탈이 유일하다. 윤현주 기자
IR(기업설명회) 강화를 위해 애널리스트 23년 경력의 권성율 상무(IR 실장)도 5월 영입했다. 롯데그룹 10개 상장사 중 IR 임원급 신설은 롯데렌탈이 유일하다. 이 영향일까. 1분기 일평균 주식 거래량은 3만8000주에 불과했으나 6월 둘째 주 8만9458주로 두 배 넘게 불었다. 시장에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주주들에게 분기별 리포트를 보내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주주들과 소통을 강화해 지속가능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오는 29일 CEO IR 데이를 연다. 최 대표는 “우량 고객 위주로 영업해 신용도가 높은 것도 장점이다”고 말했다. 롯데렌탈의 회사채 신용 등급은 AA-로 자금 조달에 유리한 편이다. 총 자산도 6조9000억원이며 유형 자산은 4조9000억원이다. 26만 대 렌털 차량 소유권도 보유해 언제든지 현금 확보가 용이하다.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714억원, 부동산 자산은 1141억원(토지 729억원, 건물 412억원)이다.
그린카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그린카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증권사 평균 목표가 3만9286원…그린카도 질주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롯데렌탈이 매출 2조8911억원, 영업이익 3254억원을 거둘 것으로 봤다. 9일 기준 증권사 7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3만9286원이다. 현 주가 대비 35.47%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한편 롯데렌탈 선릉 사옥 도보 2분 거리에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롯데렌탈 계열사)가 있다. 지난해 매출 1700억원을 기록했고, 시장 점유율(30~35%)은 쏘카에 이은 2위다. 7~8월 성수기 본격 마케팅으로 그린패스(차량 구독 서비스) 회원 수를 늘려 올해 10만 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신희석 실장은 “그린패스에 가입하면 상시 60% 할인이 들어가고, 롯데그룹 제휴사 서비스 혜택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단독]주가 반토막 난 롯데렌탈, 성장 비전 제시…"배당 늘리겠다"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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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