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외관./사진=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외관./사진=롯데관광개발
코스피지수가 작년 6월 이후 1년 만에 2600선을 탈환한 가운데, 시장 일부에선 일시 조정 가능성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부채한도 상향으로 국채가 대량 발행될 경우 주식 유동성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런 가운데 현 주가가 증권가 목표주가보다 낮은 이른바 '저평가주'에 관심을 가질 만한 시기라는 조언이 나온다.

6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상장사 중 목표주가 괴리율이 가장 큰 기업은 롯데관광개발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2만2833원)와 회사의 전 거래일 종가(1만1110원) 간 격차가 105.52%에 달한다. 다음으로는 CJ프레시웨이(84.71%)와 화승엔터프라이즈(79.82%), 팬오션(71.44%) 등이 뒤를 이었다.

목표주가 괴리율이 크다는 것은 현재 회사의 주가가 증권사들이 내놓은 목표주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의미다. 시장에선 일반적으로 해당 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어 그만큼의 상승여력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여행·카지노 전문기업 롯데관광개발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47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334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인 -281억원을 밑돌았다.

증권가는 1분기를 '바닥'이라고 진단핸다. 1분기가 부진한 것은 중국 항공기 입항 불가 등의 변수 때문인 만큼, 중국 노선이 증편된 2분기 이후의 실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26일부터 상하이와 제주를 잇는 직항편이 하루 4회 운항 중이고 지난달부터는 베이징, 닝보, 항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를 오가는 항공편이 추가돼 트래픽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2분기 중국 노동절 연휴 특수와 하반기 본격적인 중국 VIP 회복을 고려하면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제선 운항 횟수는 1분기 대비 150% 증가할 것"이라며 "갑자기 국제선 운항 계획이 중단되지 않은 한 3분기 들어선 영업이익 기준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CJ프레시웨이)
(사진=CJ프레시웨이)
식자재 유통기업 CJ프레시웨이도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이 강해질 것이란 평을 받고 있다. 회사는 지난 1분기 매출액 6975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19% 늘어난 것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그간 주가는 외식 경기 둔화에 따른 우려를 과도하게 반영했다"며 "주가가 우상향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외식·급식 신규 거래처 확대에 따른 물류 인프라 가동률 상승과 구조적 실적 개선, 밀솔루션 사업 확대, 컨세션과 레저 사업 정상화에 따른 실적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제조 자회사와의 시너지도 점점 힘을 받을 것"이라고 짚었다.

신발 ODM 전문 기업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경우에도 부진한 주가 대비 전망은 밝다. 회사는 지난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3054억원을,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10억원을 기록했다. 아디다스 재고 소진이 늦어지면서 주문량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저점 매수에 들어설 것을 권하고 있다. 이번 실적 부진이 체질상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데다, 아디다스 내 점유율과 수주단가는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디다스 재고가 지속적으로 조정받고 있고 하반기 밀려있던 신제품 출시 계획도 정상화될 전망"이라며 "3분기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괴리율이 크다는 것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그 종목의 주가를 실제 거래되고 있는 가격보다 높게 설정했다는 것"이라며 "이달 조정장을 예상하는 시각이 짙은 가운데 실적을 겸비한 저평가 종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부에선 주의를 요구하는 시선도 나온다.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이 큰 폭으로 벌어졌다고 해서 저평가된 우량주로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선이다. 김장열 유니스토리자산운용 투자전략본부장은 "플러스로든 마이너스로든 괴리율이 눈에 띄게 벌어졌다는 것은 주가 변동성이 그만큼 심하거나,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신호인 경우가 많다"면서 "실적 등 수치를 눈으로 확인하고 투자 결정을 하길 권한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