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투자한 중국 인공지능(AI) 회사인 몹보이가 홍콩증시에 상장한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몹보이는 지난달 30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냈다. 상장 주관사는 중국국제자본공사가 맡았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몹보이는 구글 출신인 머신러닝 전문가 리즈페이가 2012년 설립했다. 리 대표는 생성형 AI 돌풍을 일으킨 미국 오픈AI의 ‘챗GPT’에 맞설 수 있는 중국 버전을 출시하겠다는 포부를 지난 2월 밝히기도 했다.

몹보이는 3년 전 마지막으로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 7억5600만달러(약 999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홍콩증시에서의 몹보이 기업공개(IPO)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상장을 통해 회사가 2억~3억달러 자금을 확보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몹보이는 지난달 ‘시퀀싱 몽키’라는 자체 AI 언어모델을 출시했다. 이 AI 모델 출시는 오픈AI의 챗GPT보다 26개월가량 뒤처졌지만, 회사는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추격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시퀀싱 몽키는 우선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또 몹보이는 자체 AI 모델로 쓰기, 그리기, 더빙 등을 해주는 창작 보조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가장 큰 수익원은 2017년 폭스바겐과 합작해 개발한 차량 내 음성제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지난해 몹보이는 매출 5억위안(약 930억원), 적자 6850만위안(약 130억원)을 냈다.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에만 1억1900만위안을 투입했다.

몹보이는 구글 외에도 세쿼이아캐피털, 젠펀드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2억3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리 대표는 32.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의 지분율은 13.26%다. 몹보이는 IPO로 조달한 자금을 거대 언어모델 개발, 마케팅, 투자 및 인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