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장중 시총 1조달러 돌파…눈물 나는 '돈나무 언니'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30일(현지시간) 장중 1조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반도체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하며 시가총액 5위의 빅테크 업체로 위상을 분명히 했다.

전날 메모리얼데이 휴장으로 4일 만에 거래를 시작한 30일 엔비디아 주가는 정규장을 2.99% 오른 401.11달러로 마쳤다. 52주 최고가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이 열리자마자 시초가 405.95달러를 찍었고,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넘어섰다. 주가 404.86달러를 넘어서면 엔비디아 시총은 1조달러가 된다. 장 초반 주가는 419.38달러까지 찍으며 가파르게 올랐다. 이후 다시 407달러선까지 떨어졌다가 413달러까지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주가는 가파르게 하락했고 시총은 1조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정규장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9907억4200만달러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0.96% 하락한 397.4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는 AI 열풍에 따른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폭증 덕분이다. 지난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 생산량 증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2024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을 사상 최대인 110억달러로 예상하며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월스트리트 전문가 추정치 평균 71억5000만달러보다 50% 이상 늘어난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엔비디아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선 빅테크 업체 4곳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 44.55%, 올 들어서 174.47%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엔비디아의 강력한 상승세에 차세대 기술주 투자로 유명한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웃지 못했다.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주력 상장지수펀드(ETF)인 아크이노베이션ETF(ARKK)는 지난 1월 보유하고 있던 엔비디아 주식을 전량 매각했기 때문이다.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지난 29일 트위터를 통해 "엔비디아가 현재 너무 고평가됐다"며 매도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CNBC는 우드 CEO의 반응에 대해 "일반적으로 우드 CEO 같은 성장주 투자자들은 주가의 현재 가치가 얼마나 고평가 됐는지에 대해서 당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드의 다른 ETF인 ARK 자율주행기술&로보틱스 ETF(ARKO)는 전체 펀트 투자액의 4.4% 가량을 엔비디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ARKK와 ARKO의 주가는 이 달 들어 각각 8.9%, 5.8% 상승했다. 44.5% 상승한 엔비디아에 비해 크게 작은 상승폭이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