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장이 장중에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결국은 하락 마감했습니다.

일본도 오늘은 주춤했지만 3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 랠리를 보여주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증권부 오민지 기자와 나눠 보겠습니다.

오 기자, 일단 우리 장 상황 오늘 어땠는지 짚어주시죠.

<기자>

오늘 유가증권시장은 오전 중에 지수가 2,596.31까지 오르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기관의 매도세에 0.32% 하락하면서 장을 마쳤는데요.

이날 기관이 홀로 2,88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625억원, 외국인이 2,212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코스닥 시장은 장 초반 상승세를 이어서 0.64% 상승 마감했는데요.

외국인이 1,364억원, 기관이 1,114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이 2,339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앵커>

일본 증시로 넘어가보죠. 일본 증시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지난 29일 니케이 지수는 장중 31,560.43까지 올랐습니다.

종가로는 어제 31,328.16를 기록하면서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4월 일본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통계작성 후 최대 수준인데요.

월가 큰손인 버핏도 일본 상사주 등 일본 주식 매수에 진작 뛰어들었고 중국 투자자들의 매수세까지 더해지면서 일본 증시 활황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오늘은 차익 실현 매물과 함께 북한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1.41% 하락 마감했습니다.

<앵커>

자세히 짚어보죠. 일본 증시가 지금 주목 받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엔화 약세가 다시 재개되고 있고 반도체, 자동차, 자동화 설비 등 일본의 주력 산업의 업황이 회복되고 있어서입니다.

일본은 특히 내수시장 위주로 경기 회복세가 완만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기시다 정권의 '종합 경제 대책', '전국 여행 지원 정책', '인바운드 정책', '에너지 지원금 정책' 등이 효과를 보면서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본의 여행수지는 코로나19로 자유여행이 허용되지 않던 작년 9월에 +328억엔 수준이었는데요. 올 3월까지 +2,820억엔으로 8.6배 뛰었습니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전멸했던 상황에서 올 4월 195만명까지 회복했습니다.

기시다 정권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대외적으로 우호적인 상황까지 겹치면서 크게 증시가 오른 거죠.

<앵커>

증시에 대한 직접적인 정책도 있나요?

<기자>

지난달에 도쿄 증권거래소가 주가순자산비율, PBR이 1배를 밑도는 상장사는 주가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요구인데요. 정부 입김이 작용하는 거래소가 상장사들에게 주가 부양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기도 했습니다.

과도한 개입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반대로 증시 부양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기시다 총리 내각은 '자산소득 2배 증가'라는 정책을 내걸고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을 투자로 유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을 기준으로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이 2023조엔으로 역대 처음으로 2000조엔을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잠자고 있는 자산을 투자로 돌려 기업 성장과 가계의 소득 증가를 동시에 이끌어내겠다는 겁니다.

노무라증권에서는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의 10%만 저축에서 투자로 옮기더라도 가계 자산이 10조엔은 불어날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버핏도 일본 주식을 매수하고 중국인 투자자들도 유입되고 있는데 글로벌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어떤가요?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 이동을 보면 중국에서 빠진 자금이 일본으로 몰려가는 모습입니다.

중국 증시는 차이나 리스크와 함께 중국 정부가 자국 경제 정보를 해외에 차단하는 등 폐쇄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매력도를 잃고 있는데요.

블룸버그에서도 "중국 증시는 경기 회복 둔화, 위안화 약세, 미국과의 긴장 등으로 매수할 이유가 거의 없어졌다"고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이 미국과 친화적인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 재편되고 있다는 관측도 이탈된 중국 자금이 일본으로 유입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일본 히로시마현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에 최대 464억엔, 4,600억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고요.

대만의 TSMC도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구마모토현에 1조 2천억엔 규모를 투자했는데 최근 일본에 두 번째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도 올해 3월 요코하마에 R&D 거점으로 첨단 반도체 연구시설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글로벌 반도체 관련주 중에서 일본이 작년 말부터 미국과 한국, 대만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일학개미들의 움직임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 보유 일본주식은 29억 5,9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조 9천억원 넘는 수준입니다.

일본주식 거래 건수도 이달 들어 1만 1,824건으로 예탁원이 2011년 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입니다.

이달 일학개미가 순매수한 상위 1위 종목은 '글로벌 엑스 재팬 반도체 ETF'로 전체 1,652만 달러 규모였습니다.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 헷지 ETF'가 2위를 차지했는데요.

엔화 약세를 활용해서 환차익과 시세차익을 노린 상품으로 1,107만 달러가 순매수됐습니다.

<앵커>

일본 증시 열풍이 무서울 만큼 뜨거운데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은 없을까요?

<기자>

일각에서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일본 증시가 중국 시장의 대체재로 주목 받아서 증시가 올랐을 수 있다면서 일본 증시의 펀더멘탈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즈노증권에서는 "일본 주식시장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어필이 되려면 기업들의 실적으로 펀더멘탈을 증명해야 한다"고 분석을 내놨습니다.

또 일본 증시의 매력도를 높인 엔화 약세 정책도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합니다.

임금 인상을 동반하면서도 물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때까지는 마이너스 금리나 수익률 곡선 통제(YCC)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입니다.

다만 지난달에 일본 중앙은행(BOJ)이 대규모 금융 완화에 따른 부작용 검증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3분기 통화정책 기조와 내수 소비 모멘텀에 따른 실적 증명 여부까지 챙기시면서 일본 투자의 기회를 노려보는 게 좋겠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죠.


오민지기자 omg@wowtv.co.kr
되찾은 30년!…日증시 활황에 글로벌 머니 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