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잠정 타결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환율 변동에 노출된 금융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합의로 달러가 강해질 경우 환 노출 상품에 가입하는 게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30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대비 0.4원 상승한 1324.9원에 마감했다. 연초 1273원에 머물렀던 환율은 지금까지 4.1%(519원) 올랐다. 미국의 긴축 기조와 한국의 무역적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상승 중이다. 이달 들어 100 초반까지 떨어졌던 달러 인덱스는 이날 현재 104 수준까지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부채한도 협상 결과가 의회를 순조롭게 통과될 경우 당분간 이런 달러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달러가 강하고 원화가 약세를 보일 땐 환노출 상품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펀드 수익률에 환차익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지속된 원화 약세로 환노출형 펀드들의 수익률이 환헤지형 펀드들을 웃돌았다.

'KB미국대표성장주증권자투자신탁'의 환노출 상품은 올들어 이날까지 수익률은 24.11%에 달한다. 같은 기간 환헤지 상품의 수익률은 17.67%에 그쳤다.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증권자투자신탁'도 올 들어 이날까지 환노출 상품의 수익률은 3.28%였지만, 같은 기간 환헤지 상품은 손실(-2.06%)을 기록하고 있다.

다우존스, 나스닥 등 미국 시장 지수에 투자하는 ETF가 인기를 얻는 것도 달러 강세 기대감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향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SOL미국배당다우존스, TIGER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 등에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각각 1564억원, 439억원이 유입됐다.

대형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부채한도 상향 합의안이 이번 주 하원과 상원 표결을 통과하면 달러화 가치는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달러 가치에 연동되는 상품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보유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