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플로우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최대주주 김재진씨가 메디트로닉코리아홀딩스에 보유주식 564만680주를 주당 3만원에 양도하는 내용이다. 양수도 대금은 1692억원이다. 오는 10월 25일 거래 종결 후 이오플로우의 최대주주는 김재진씨에서 메드트로닉코리아홀딩스로 변경된다.
미국 의료기기 업체 메드트로닉이 국내 패치형 인슐린 펌프 전문기업 이오플로우를 공개매수를 통해 인수한다.메드트로닉은 25일 한국 인슐린 펌프 제조업체 이오플로우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김재진 대표와 루이스 말레이브 미국지사 사장이 가진 지분 전량을 주당 3만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들은 이 회사 지분 19.71%를 보유하고 있다. 말레이브 사장 지분율은 5%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메드트로닉은 또 주당 2만4259원에 신주를 취득해 회사 운영 및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자금도 투입하기로 했다.메드트로닉은 이어 공개매수를 통해 시장에 유통되는 나머지 지분도 전액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대주주 경영권 지분 인수가격인 주당 3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회사의 25일 종가 2만5050원보다 19.7% 높은 수준이다. 최소 지분율 목표는 50%다. 메드트로닉은 “공개매수를 통해 100% 지분을 확보하는 데 약 971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며 “인수는 2023년 하반기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메드트로닉이 이오플로우 인수에 나선 이유는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인슐린 펌프’ 기술 및 시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오플로우는 2011년 설립된 의료기기 전문업체다. 미국 기업 인슐렛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슐린 펌프(이오 패치) 상용화에 성공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직접 패치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유럽과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에도 활발히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메드트로닉도 인슐린 펌프와 연속 혈당 모니터링(CGM)을 아우르는 당뇨 기술 시장에 진출해 있다. 다만 주력 제품인 관상동맥질환용 카테터 등에 비해 판매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이번 인수로 당뇨 기술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메드트로닉 측은 “공개매수가 끝나는 대로 이오패치 장치를 우리 제품과 신속하게 통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번 인수에 대해 “메드트로닉은 이오플로우의 이상적인 전략적 파트너”라며 “앞으로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글로벌 입지를 확보하고, 신속하게 제조를 확장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 더 많은 당뇨병 환자가 이오패치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렇게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의료기기 업체들을 해외 기업 및 사모펀드(PEF)가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소화기내과 금속 스텐트 전문기업 태웅메디칼은 지난 2월 일본 의료기기 업체 올림푸스에 인수됐다.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 오스템임플란트도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에 인수됐다. 미용기기 전문업체 클래시스의 경우 미국계 PEF인 베인캐피탈이 최대주주다.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 베타바이오닉스의 착용형(웨어러블) 자동 인슐린 주입기(펌프) 및 투약 결정 소프트웨어를 승인했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제품은 6세 이상의 1형 당뇨 환자의 당뇨병 관리에 대해 ‘510(K)’ 허가를 받았다. 510(k)는 미국에서 기존에 출시된 의료기기와 거의 동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제도다. 510(k) 허가를 받으면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다.두 제품은 기존에 FDA에서 승인받은 연속 혈당측정기(iCGM)인 덱스컴의 ‘G6’와 호환돼 ‘아이렛 바이오닉 팬크리어스’(이하 아이렛)를 구성한다. 인슐린 투여 용량을 결정하기 위해 체중 및 대략적인 탄수화물 추정치만 입력하면 된다는 점이 기존 제품들과의 차이다.제프 셔렌 FDA 기기및방사선건강센터 소장은 “이번 승인은 1형 당뇨병 관리를 위한 추가 대안과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FDA는 일상에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의 건강 및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장치의 혁신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1형 당뇨는 췌장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발생한다. 1형 당뇨 환자는 혈당 수치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확인하고 고혈당을 막기 위해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또 섭취할 탄수화물의 양을 기반으로 필요한 인슐린을 계산하고 식사 전에 투여해야 한다. 일상적으로 투여해야 하는 인슐린을 베이잘 인슐린(basal insulin), 식사로 인해 추가로 필요한 인슐린을 볼루스 인슐린(bolus insuline)이라고 한다.기존의 인슐린 자동주입기는 연속혈당측정기(CGM)로 감지된 포도당 값을 기반으로 베이잘 인슐린을 자동으로 투여한다. 하지만 볼루스 인슐린은 필요한 양을 사용자가 계산하고 입력해야 했다. 메드트로닉의 ‘미니메드780G’는 자동으로 볼루스 인슐린을 제공하는 최초의 제품으로 지난달 FDA 승인을 받았다. 미니메드780G는 체중, 인슐린 대비 탄수화물 비율(insulin carb ratios), 활성 인슐린 시간(Active insulin time) 등을 사전에 사용자가 설정해야 했다. 인슐린 대비 탄수화물 비율은 섭취한 탄수화물에 대해 필요한 인슐린의 양이다. 개인마다 수치가 다르다. 활성 인슐린 시간은 볼루스 인슐린의 체내 지속 시간이다. 볼루스 인슐린을 투여하는 시점에 앞서 투여한 볼루스 인슐린이 남아있는지를 알기 위해 필요하다.아이렛은 체중 입력과 식사 시 ‘적음’ ‘중간’ ‘많음’으로 구분된 탄수화물 추정치만 입력하면 된다. iCGM에 의해 측정된 혈당 수치와 고유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적정한 볼루스 인슐린 양을 결정하고 투여한다. 한편 국내 기업인 이오플로우는 웨어러블 인슐린펌프 ‘이오패치’에 대한 품목허가를 지난해 12월 FDA에 신청했다. 이오패치는 베이잘 인슐린을 주입하는 과정을 자동화했다. 볼루스 인슐린은 사용자가 수동으로 주입해야 한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5월 22일 10시 15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