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나타냈다. 부채협상 불확실성에도 엔비디아의 폭등에 기술주가 많은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가 올랐다. 반면 다우지수는 하락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27포인트(0.11%) 하락한 32,764.65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6.04포인트(0.88%) 오른 4,151.28로, 나스닥지수는 전일보다 213.93포인트(1.71%) 뛴 12,698.09로 각각 장을 마쳤다.

증시는 엔비디아의 질주에 장초반부터 강세 압력을 받았다. 전날 장 마감 후 깜짝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가 급등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강세가 이어졌다. 엔비디아는 이날 전일 대비 24% 폭등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파른 주가 상승에 시가총액이 장중 9510억달러까지 불면서 '1조달러 클럽'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종가 기준 시총 규모는 9392억9000만달러다.

엔비디아는 올 2분기 매출 전망과 관련해선 110억달러를 예상했다. 시장 예상치보다 50% 높은 수치다. 회사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공급을 늘리고 있는 만큼 이같은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엔비디아 주가 급등에 AMD(11.16%), 마이크론(4.6%) 등 다른 반도체주도 일제히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3.85%), 구글 모기업 알파벳(2.09%)도 강세를 띠었다.

답보 상태인 부채한도 협상에 증시엔 여전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전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편입한 게 증시에 부담이 됐다. 다우지수가 약세 압력을 받은 배경이다.

협상이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지금까지 협상은 생산적이며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측 협상팀인 가렛 그레이브스 하원의원도 협상과 관련해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예상을 뛰어넘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율 1.3% 증가(잠정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망치(1.1%)와 앞서 발표된 속보치(1.1%)를 모두 웃돌았다. 다만 수치는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인 2.6%보다는 떨어졌다.

지난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22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4000명 늘었으며, 월가 예상치(24만5000명)보다 적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미국의 지난 4월 전미활동지수(NAI)는 0.07을 기록해 석 달 만에 플러스로 반등했다. 전월엔 마이너스(-)0.37을 기록했다.

S&P500지수 내 에너지 유틸리티, 헬스 관련주가 1% 넘게 하락했다. 반면 기술, 통신, 산업, 부동산 관련주는 올랐다. 기술 관련주는 4% 이상 뛰었다. 엔비디아 덕에 AI 관련주가 덩달아 올랐다. 반도체 관련주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7.18%)는 7% 넘게 상승했고, 반도체 소프트웨어 업체 시놉시스의 주가는 10% 가까이 올랐다.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 바이(3.08%)는 실적 호조로 3% 이상 상승했다. 반면 저가 제품 판매업체 달러트리(-12.03%)는 예상치를 밑돈 실적에 12%가량 빠졌다. 의류 유통업체 아메리칸 이글은 2분기 매출이 둔화할 것이란 예상에 12%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미 중앙은행(Fed)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50.7% 반영했다.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49.3%였다.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웃돌고, Fed 일각에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시각이 나오자 시장에선 추가 긴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