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버핏' 애크먼, 앙숙 칼 아이칸 또 공격..."아케고스 사태와 비슷"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이 힌덴버그리서치의 공매도 타깃으로 지목된 오랜 앙숙 칼 아이칸의 아이칸엔터프라이즈(IEP)에 대해 다시 한번 공격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빌 애크먼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한 IEP에 대한 긴 글에서 “아이칸이 IEP 주식으로 마진 대출을 사용했으며 그의 시스템이 힌덴버그에 의해 밝혀졌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추가 주가 하락을 시사했다.

힌덴버그는 지난 11일 IEP에 대한 추가적인 공매도 보고서에서 “칼 아이칸이 본인이 소유한 IEP 주식을 담보로 34억 달러를 펀드에 재투자하고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3%의 손실을 발생시킨 것으로 강력히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마진 대출은 기초 주식의 가치를 담보로 하는 대출이다. 주식 가치가 하락하면 대출자는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으며, 대출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주식을 압류하고 매각할 수 있다.

애크먼은 이에 “IEP는 스왑 거래 당사자들이 각각 상황에 상대적으로 더 적은 노출로 위안을 받았던 아케고스를 생각나게 한다”며 현재 IEP를 아케고스 사태에 빗대었다.

아케고스 사태는 한국계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황이 운용하는 아케고스가 CFD 등을 통해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규모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했다가 주가가 급락하자 마진콜(투자 손실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증거금 요구)에 응하지 못해 발생한 사태이다. 이때 아케고스에 돈을 빌려준 크레디트스위스 등 대형 투자은행들이 수조 원대의 손실을 입게 됐다.

애크먼은 “집이 무너지기(파산하기) 전에 대출자 한 명이 순위를 무너뜨리고 주식을 청산하거나 헤지를 시도하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바보는 마지막으로 청산할 대출자”라고 말했다.

애크먼은 “아이칸이 마진 대출을 누가 제공했는지를 포함해 마진 대출 조건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놀랐다”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조항에 따라 자금 조달 출처와 자금 조달 계약서 사본을 공개해야 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한편 힌덴버그는 이달 초 IEP의 부실 경영을 지적하며 IEP를 새 공매도 타깃으로 선정했다. 힌덴버그는 “아이칸은 새로운 투자자들로부터 빼앗은 돈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폰지와 같은 경제 구조는 새로운 투자자가 책임을 혼자 덮어쓸 마지막 사람이 될 위험을 감수할 때까지만 지속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힌덴버그는 또한 “월스트리트의 전설인 아이칸이 지속적인 손실에 직면하여 너무 많은 레버리지를 취하는 고전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이칸은 성명서를 발표한 후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IEP의 주가는 이미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IEP는 이날 전일대비 13.39% 급락한 23.9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김나영기자 nan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