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 우려…기관 6천억원 '팔자'
코스피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우려에 하락 마감했다.

2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76포인트(-0.50%) 내린 2,554.69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재무부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시점으로 예고한 6월 1일을 일주일 앞두고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가 미국의 'AAA'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리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가장 안전한 투자처인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것이다.

피치는 미국이 지정된 마감기한(6월1일)까지 부채한도를 증액하거나 한도를 일시 중지하지 않으면 국가 신용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에서 예상한 X-date가 당장 일주일 후에 예정돼 있는 만큼 협상 난항 이슈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X-date 전후로 관련 뉴스에 따라 등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 투자자 주체별로는 기관이 6천억 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3,420억 원)과 기관(2,692억 원)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선 삼성전자(0.44%)와 SK하이닉스(5.94%) 등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올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매출액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코스닥지수도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7.74포인트(-0.90%) 내린 847.72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1,153억 원 순매도)과 기관(878억 원 순매도)이 2천억 원 넘게 팔아치운 것이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반면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코스닥 종목에선 엔비디아 훈풍에 AI(인공지능) 관련주인 씨이랩(29.85%)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2차전지 종목은 부진했다. 에코프로비엠(-1.02%)과 에코프로(-3.53%), 엘앤에프(-3.06%), 천보(-2.05%) 등이 하락했다.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며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원50전 오른 1,325원50전에 거래를 마쳤다.


신재근기자 jkluv@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