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부채한도 협상이 일시 중단됐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9.28포인트(0.33%) 하락한 33,426.63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07포인트(0.14%) 떨어진 4,191.9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0.94포인트(0.24%) 밀린 12,657.90으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장 초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대담을 지켜보다 정오께 나온 부채한도 협상 중단 소식에 일제히 매도에 나섰다.

정오께 공화당 쪽 협상단이 회의장을 빠져나온 후 협상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공화당 소속인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이 움직여야 하는데 아직 어떤 움직임도 없다"면서 "따라서 (협상이) 일시 중단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백악관 실무팀과 협상 중인 가렛 그레이브스(공화당) 하원 의원도 이날 실무 협상장에서 나와 "(협상이) 생산적이지 않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패트릭 맥헨리 미국 하원의원은 이날 다시 모일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주말에 회의가 재개될지도 미지수다.

전날 매카시 하원 의장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 보인다"라며 이르면 다음 주에 부채한도 합의안이 의회 표결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셈이다.

이날 협상 중단으로 부채한도 협상은 다음 주로 넘어가게 됐다.

파월 의장은 6월 정책과 관련해서 별다른 힌트를 주지 않았으나 신용 긴축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다소 완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마스 라우바흐 리서치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이전에 예상했던 만큼 많이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은행 리스크와 관련해 "지금까지 전개는 더 타이트한 신용 여건에 영향을 주고, 경제 성장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라며 "물론, 그 정도는 매우 불확실하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결과적으로 우리의 정책 금리가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려 했던 만큼 인상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한지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언급해 6월 결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근 들어 연준 당국자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방향 전환에 나서긴 이르다는 점을 시사해왔다.

이는 앞으로 나오는 지표에 따라 6월 회의에서도 얼마든지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축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전날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근거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밝혀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연준이 다음 달 금리 인상을 중단하더라도 매파적 기조를 유지해 상황이 바뀌면 연말에 금리 인하가 아닌 추가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파월 의장이 참석한 콘퍼런스에서 가진 1부 행사에서 장기적으로 성장이 더 둔화할 수는 있지만, 팬데믹 이전에 경험했던 "초저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자연 금리가 2019년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중요한 것은 매우 낮은 자연 금리(natural rate) 시대가 끝났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자연 금리는 중립 금리를 말하며 이는 인플레이션도 디플레이션도 유발하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 정도를 유지하는 정도 이론적 금리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대형 은행 경영진들과의 전날 회동에서 더 많은 은행간 인수합병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는 소식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CNN에 따르면 소식통은 옐런과 은행 경영진 회동에서 은행 합병이 논의됐다며 옐런 장관은 지금 환경에서는 은행 합병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지역 은행 중에 추가로 피인수될 은행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S&P500지수 내 임의소비재, 통신, 금융, 산업, 유틸리티 관련주가 하락하고, 에너지, 헬스, 자재(소재) 관련주는 올랐다.

모건스탠리의 주가는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가 12개월 뒤 사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2% 이상 하락했다.

신발업체 풋라커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27% 이상 급락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전망치가 부진했다는 소식에 2% 이상 떨어졌다.

디즈니 주가는 맥쿼리가 투자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내렸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2% 이상 하락했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의 주가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6거래일간 옥시덴탈의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는 소식에 3%가량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음 주로 넘어가게 됐다고 진단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마침내 부채한도 협상에서 약간의 열띤 논쟁을 보기 시작했다"라며 "월가는 주말이나 월요일 일찍 법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이며, 6월 1일 전에 합의하지 못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라일리 파이낸셜의 아트 호건은 CNBC에 한 주간 시장이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낙관론으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오늘 협상이 중단되면서 약간의 걸림돌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중단이) 끝은 아니지만, 부채한도 협상의 불확실성이 주말로 들어가면서 약간의 매도세를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3.8%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16.2%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6포인트(4.74%) 오른 16.81을 나타냈다.

뉴욕증시, 부채한도 협상 중단에 하락…다우 0.3%↓마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