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간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또 다시 무산됐습니다.

미국 정부의 디폴트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장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겠습니다.

<기자>



네. 오늘 고웨스트 첫 번째 키워드는 '사상 초유의 사태'입니다.

간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가 모여서 부채한도 상향에 대한 2차 협상을 가졌습니다.

지난 9일에 이어 일주일 만에 진행된 두 번째 협상으로, 대화의 진전을 위해 지난 12일에서 한 차례 연기된 만큼 통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았는데요.



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미국 정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백악관과 의회 지도부가 내달 1일까지 부채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미국은 사상 초유의 국가 디폴트 사태를 맞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별다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내용이 오갔나요?

<기자>

네. 우선 참석자는 지난번과 같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참석했고,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백악관에서 약 1시간에 걸쳐 부채한도 상향 문제에 대해 논의했는데요.

백악관 관계자는 첨예한 대립이 오갔던 지난 1차 협상 때보다 회의 분위기가 밝았다고 말했습니다.

외신들도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이 부채한도 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디폴트를 피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고, 매카시 의장도 "이번 주말까지 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 협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오는 19일 일본에서 사흘간 열리는 G7 정상회의 관련 순방 일정까지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측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마감일인 이달 말까지 협상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여전한데요.

백악관 측은 의회가 지금까지 78번 부채한도를 상향해준 전례가 있는 만큼 또 한 번의 한도 상향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인 공화당이 우세한 하원에서는 정부 재정지출 감소에 동의해야 한도 상향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간밤 미국 증시는 부채한도 협상 실패 소식에 실망 매물이 출회되며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앵커>

월가에서는 부채한도 협상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요?

<기자>

월가에서는 미국 정부 디폴트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증시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이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부채한도 상향 소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디폴트 예정일인 내달 1일에 가까워질수록 증시 낙폭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US뱅크의 빌 메르츠 수석전략가는 "S&P500 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3,800선에서 4,200선 사이 박스권에 갇혀 있다"며 "미국의 정책적 리스크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금처럼 불안한 장세 속에서는 주식보다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JP모간의 알렉스 울프 매니저는 "부채한도 협상이 제때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는데요.

그러면서 증시 하락을 대비하고 리스크도 적은 국채를 매수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미국 부채한도 위기 당시 증시는 급락했지만, 채권 가격은 급등한 바 있습니다.

한편 전날 2차 부채한도 협상을 앞두고 미국 대기업 경영자들의 호소문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골드만삭스, 화이자 등 미국 대기업 140여 곳의 경영자들은 공개서한을 통해 "지난 2011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증시가 17%나 폭락한 적이 있다"며 부채한도 협상을 서둘러 타결해 줄 것을 촉구한 겁니다.

연초 강세를 보였던 미국 증시는 지난달 은행 리스크와 최근 디폴트 우려로 추세가 꺾인 모습인데요.

간밤 다우 지수는 3월31일 이후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앵커>

6월 전까지 양측이 어느정도 협상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추가 협상에 대한 얘기는 없었나요?

<기자>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힌 것은 없지만 양측 모두 부채한도 상향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3차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일정을 일찍 마치고 21일날 미국으로 돌아올 예정인데요.

귀국 직후 3차 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인터뷰에서 "이르면 이번주나 늦어도 2주 안에 합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네. 다음 키워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간밤 미국 증시를 하락으로 이끈 것은 디폴트 우려만이 아니었습니다.

홈디포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것도 악재였다고요.

<기자>

네. 두번째 키워드는 '얼어붙은 소비심리'입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는데요.

개장 전에 홈디포가 기대에 못미치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주택 자재용품 판매업체인 홈디포의 실적은 통상적으로 미국 전체 소비 상황이 어떤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져 시장이 주목하는데요.

1분기 주당순이익은 3.82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3.80달러를 소폭 웃돌았지만, 매출이 372억6천만 달러로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오늘 월마트와 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가 실적을 발표하는데요.

하루 전날 발표된 홈디포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대형 유통업체 실적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겁니다.

<앵커>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소매업체 실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동일 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기 때문입니다.

홈디포는 최근 모기지 금리 상승과 서비스 비용 증가로 인해 사람들이 주택 수리에 쓰는 돈을 줄이면서 매출이 둔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추운 날씨와 목재 가격이 하락한 점도 매출에 타격을 줬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홈디포는 올해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는데요.

올해 회계연도 매출과 동일 점포 매출이 2%~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앞서 제시했던 전망치에서 하향 조정한 겁니다.

올해 영업이익률 역시 기존 목표치에서 낮아진 14%~14.3%를 제시했습니다.

전날 아쉬운 실적을 발표한 홈디포는 정규장에서 2.15% 하락 마감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박찬휘기자 pch847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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