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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마켓PRO] "노조 설립 걱정할 필요 없다"는 아마존 경영진…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서 노동조합 설립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아마존 경영진이 "회사가 직원에게 경쟁력 있는 급여와 복리후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노조 설립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스테파노 페레고 부사장은 "회사의 임금과 복리후생은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11일 보도했다. 페레고 부사장은 북미·유럽지역의 고객만족 및 글로벌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노조에 가입할지 선택하는 것은 직원들의 자유"라면서도 "회사가 직원들에게 충분히 이익을 주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아마존에서는 미국과 영국의 물류창고 직원들이 노조를 속속 설립하고 있다. 영국 코번트리 아마존 공장에서 직원들은 노조를 설립한 뒤 지난 1월 처음으로 파업을 했다. 이들은 사측에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이 직원들은 받고 있는 임금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뉴욕의 자치구인 스태튼아일랜드의 물류창고에서도 노조 결성 투표가 있었고, 직원들은 과반수 찬성으로 이를 가결했다.

그러나 아마존 노조의 노력이 아직 세계적인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고 CNBC가 평가했다. 아마존의 물류 시설은 전 세계에 퍼져 있지만 노조 설립 움직임이 있는 곳은 이 가운데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페레고 부사장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건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아마존 대표 노조인 GMB노조는 페레고 부사장의 인식에 대해 "상식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이 노조의 아만다 기어링 최고위원(senior organizer)은 "페레고 부사장이 '직원들에게 충분한 임금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상황을 완전히 오판한 것"이라며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회사지만 임금은 전혀 경쟁력 있지 않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