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서울 서초구 양재 사옥.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현대차 서울 서초구 양재 사옥.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올해 1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2분기에도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호실적 기업들, 코스피보다 5배 올라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전망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234곳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 합산액은 32조2267억원이었다. 전년 동기(56조8689억원) 대비 43.3% 줄어든 금액이다. 예상 실적 감소폭이 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전력을 빼도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어든 38조1983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들의 실적 둔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곳도 적지 않다. 전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가운데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20% 이상 웃돈 기업은 현대차, 기아, LG전자 등을 비롯해 35개사로 나타났다. 반면 컨센서스 대비 실제 영업이익이 20%를 밑돌아 어닝쇼크를 낸 상장사는 22개였다.

호실적을 낸 기업들의 주가도 최근 오름세였다.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35개 기업의 지난달 3일부터 전날까지 평균 주가 상승률은 6.55%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34%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1.38% 내렸다.
믿을 건 실적뿐…"현대차·LG엔솔 주목"

LG그룹주 2분기도 실적 청신호

전문가들은 “1분기 깜짝 실적을 냈고 2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되는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증권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어닝서프라이즈와 기업 주가 상관관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두 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의 연평균 수익률은 12.8%로 집계됐다.

주요 기업 중에서는 현대차, 기아,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HD현대인프라코어 등이 두 분기 연속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증권사 컨센서스를 각각 23.4%, 23.7% 웃돌았다. 2분기 영업이익 역시 현대차와 기아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0.8%, 31.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판매 차종의 고급화 및 낮은 재고율을 고려하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LG그룹주 역시 연속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사 컨센서스를 각각 34.3%, 30.6%, 22.1% 초과했다.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6%, 259.4%, 0.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북미 수출 호조로 1분기 깜짝 실적을 낸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 LS일렉트릭 등 전력·기계 업종 종목도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안(IIJA) 통과 후 건설 기계 수요가 증가했다”며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전력망 투자도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