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국 장기채에 한번 투자해볼까?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서 미국에 상장해있는 미국 장기국채 ETF들을 비교해보고, 다양한 ETF 중에서 나는 어떤 상품에 투자하는 게 맞을지 한번 같이 고민해보겠습니다. 앞으로 두번에 걸쳐 TLT TLTW TMF EDV 총 4개의 ETF를 비교해볼텐데요. 일단 오늘은 TLT와 TLTW에 대해 설명해드릴게요. 각각 특징이 뚜렷한 ETF여서 끝까지 들으시면 장기채 ETF중에서난 이게 제일 마음에 드네! 하는게 생기실거예요.

○ 미국 장기채 대표주자, TLT

TLT는 가장 대표적인 미국 장기국채 ETF입니다. 규모도 352억달러. 우리돈으로 47조원이 넘어서 오늘 비교하려는 ETF중에 가장 커요. 운용보수는 0.15%입니다.
연 16% 나오는 장기채 ETF가 있다?…미국 장기채 ETF 대해부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채권 ETF를 비교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하는 건 듀레이션입니다. 듀레이션은 내가 이 채권에 투자해서 수익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이에요. 예를들어 내가 30년만기 채권을 산다고 해도, 그걸 발행하자 마자 사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 남은 만기는 좀 더 짧겠죠. 그리고 이자를 주는 채권이라면 중간중간에 투자금을 계속 조금씩 회수하게 되니까 전체로 보면 내가 수익을 회수하는 기간은 좀 더 짧아지겠죠. 이자가 아예 없다면 채권 만기 때 모든 수익을 얻게되니까 오래 기다려야하는데, 중간중간 이자를 받으면 수익을 좀 더 빨리 얻게될테니까요.

듀레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채권 가격이 듀레이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채권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변할 때 채권 가격도 많이 변합니다. 더 정확히는 채권 이름에 붙은 만기가 아니라 듀레이션에 따라 가격이 움직입니다. 듀레이션이 길면 금리가 움직일 때 채권가격이 더 많이 움직이고, 듀레이션이 짧으면 채권가격이 덜 움직입니다. 듀레이션이 만약 10이다 라고 하면, 금리가 1% 떨어질 때 채권가격은 10% 오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려우면 그냥 이렇게 외우세요. 채권에서 듀레이션이 길면 수익률이 화끈하게 움직이는 매운맛, 짧으면 잔잔하게 움직이는 순한맛. 길면 매운맛 짧으면 순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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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T는 발행 시기가 각기다른 35종류의 미국 국채를 담고 있는데, 이 채권들의 평균 듀레이션은 17.37년 입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1% 내리면 대략 17% 수익이 난다는겁니다. 반대로 1%오르면 17% 손실을 입겠죠.

배당도 줍니다. 매월 배당하는 월배당 ETF인데요. 최근에 배당 준 걸 바탕으로 지금 샀을 때 어느정도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지 봤더니 대략 연 2.8%정도 입니다. TLT가 가지고 있는 국채들에서 이자가 나올테니 이걸 재원으로 꾸준하게 배당을 주고 있습니다.

○연 16% 배당매력 TLTW

TLTW는 TLT에 W가 하나 붙었죠. TLT랑 비슷한데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옵니다. 이 상품도 미국 장기국채에 투자합니다. 듀레이션도 17.42년으로 TLT랑 거의 비슷해요. 월배당을 한다는 점도 똑같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TLTW의 배당수익률은 연간 16.7%에 달해요. 어떻게 이렇게 많은 배당을 줄 수 있는걸까요? 답은 커버드콜 전략입니다.

커버드콜 전략은 짧게 정리하면 콜옵션이라는 도구를 활용하는겁니다. 채권에 투자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팔아서 옵션프리미엄을 받아요. 과정은 복잡하지만 이렇게 하면 결론은 그냥 채권에 투자하는 것 보다 채권 가격이 떨어질 때는 옵션프리미엄을 받았으니까 좀 덜 떨어지고, 가격이 많이 오를 때는 오르긴 오르는데 그냥 채권 가격 상승률만큼은 못 따라가는 구조가 됩니다. 위아래로 가격 변동성은 좀 줄어들면서도 콜옵션을 계속 파니까 그만큼의 옵션 프리미엄은 쌓입니다.

아파트 한 채를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내가 가진 아파트 분양권을 계속 파는 느낌과 비슷한거예요. 부동산 상승장이면 에이... 분양권 안팔고 계속 들고있었으면 돈 엄청 벌었을텐데! 할테지만, 부동산 하락장이면 아파트를 들고있으니 손해기는 한데 그래도 분양권 팔아서 받은 현금 들고있어서 다행이네 라고 생각하겠죠. 좋은 점은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분양권을 계속 팔고있으니까 꾸준한 현금흐름이 생긴다는 걸테고요. 이 현금흐름을 계속 배당해주기때문에 TLTW는 배당수익률이 16.7%에 달할 수 있었던겁니다.

물론 이렇게 높은 배당수익률이 계속 유지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금은 미국 장기채 가격이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져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런데 배당수익률은 배당금을 주당가격으로 나눈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가면 배당수익률은 떨어지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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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서 말씀드렸듯이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면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어요. 그런데 변동성이 줄어든다는 건 뒤집어 말하면 떨어질 때도 덜 떨어지지만, 오를 때도 덜 오른다는겁니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TLT가 확 오르는 시기에는, TLTW는 그만큼 가격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어요. 당장 배당수익률은 높지만, 주가 자체가 덜오른다면 전체로 보면 TLT에 투자했을 때 보다 TLTW 수익률이 뒤처질 수 있겠죠.

여기까지 정리해볼게요. 미국 채권 금리는 지금이 정점이다. 금리는 계속 떨어질거고 이런 상황에서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내고 싶다면 TLT. TLT도 좋긴한데 나는 당장 배당을 더 많이 받고 싶다. 그리고 금리가 언젠가는 떨어지겠지만, 당장은 약간 오를 수도 있을 것 같고, 떨어지더라도 급격하게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는 쪽이라면 TLTW도 매력적인 선택입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