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0% 급락했던 베트남펀드, 다시 빛볼까
들쭉날쭉한 수익률로 개인투자자를 울고 웃게 했던 베트남 펀드가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30% 이상 급락하며 투자자의 애를 태웠지만 반등할 것이란 기대에 돈이 몰리는 상황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21개 베트남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6.21%로 집계됐다. 상장지수펀드(ETF)인 ‘한국투자ACE베트남VN30(합성)’이 9.92% 상승했고, 삼성베트남펀드도 약 8% 올랐다. 미래에셋베트남펀드의 수익률은 3%였다.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미국(18.56%) 유럽(10.92%) 등 다른 글로벌 펀드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편이지만, 바닥을 찍고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펀드는 이머징시장 펀드 가운데서도 등락폭이 유독 큰 상품으로 유명하다. 2006~2007년 1조원 규모의 국내 자금을 끌어들였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수익률이 반토막 나며 많은 투자자를 악몽에 빠뜨렸다. 작년에도 베트남의 코스피지수인 VN지수가 30% 이상 급락하며 투자자를 울렸다.

하지만 운용업계에서 베트남 펀드는 ‘한번 불붙으면 무섭게 급등하는 펀드’로 통한다. 2020년 초부터 2022년 초까지 2년간 두 배 넘게 급등하며 다른 국가 펀드 대비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적도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베트남 경제의 ‘고성장 매력’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베트남 펀드에 433억원이 순유입됐다. 퇴직연금을 통해 중장기 성장을 바라보고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도 있다. 지난해 폭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덜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베트남의 성장률은 지난해 8%에 이어 올해는 7.5%로 예상된다. 2008년 14조원 규모였던 증시의 시가총액은 300조원대로 급증했다. 다만 미흡한 정보 접근성과 비교적 작은 시장 및 종목 등은 한계로 꼽힌다.

김동현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투자운용부 수석은 “최근 베트남 경제는 저부가가치산업 중심에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바뀌는 과도기에 있다”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