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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인터뷰


티끌 모아 태산…10% 수익률 원칙으로 슈퍼개미 된 A씨
증권사 리포트에서 종목 힌트 찾으라고 조언
각 증권사 리서치에 미는 종목 구별법 등 들어보니
서울 시내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전경. /사진=연합뉴스
"저는 주식 투자에서 상한가, 수익률 2배 같은 거는 기대 안 합니다. 과거 주식 투자 초기에는 한탕을 노리다가 결국 쪽박을 찼죠. 한 번은 모아둔 돈을 다 날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로 10%씩 수익률 10번 내면 원금의 두배를 벌 수 있습니다. 한 종목에서 상한가와 수익률 두 배는 쉽지 않아요. 한탕에 큰 수익을 올리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수백억원대를 굴리는 슈퍼개미 A씨는 요즘 같은 강세장의 투자 전략을 언급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에코프로 등 대형주 중심의 강세장에 가려져 있던 수익률 최소 5~10%가량 낼 수 있는 알짜배기 종목을 투자할 때라고 조언한다.

A씨는 대기업 소속 연구원 출신으로, 주식시장에서 전문투자자로 활동 중이다. 과거 직장을 다니며 주식 투자를 공부했으며, 현재는 수백억원대 자산가이다. 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부터 주식 차트까지 증권사 관계자보다도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며, 매일 같이 종목과 차트를 공부한다고 말한다.

슈퍼개미의 투자 비법이란 게 있을까, A씨가 말하는 투자법은 간단하다. 그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은 하지 않고, 오직 종목 투자로만 승부를 보고 있다. A씨는 종목 투자에서 꾸준히 수익을 내기 위해선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한다.

A씨는 "개인투자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수익 구간에서 차익실현을 하지 못하는 것인데, 오늘 급등한 종목이 향후에 더 오를 것이란 착각에 빠지기 때문"이라며 "한 종목에서 수익률 30%를 노리는 것보단 5~10%가량의 수익을 챙기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종목에 투자해 수익률 2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10개 종목(각 수익률 10%씩)에 투자해 원금의 2배를 챙기는 것이 더 쉽다는 설명이다.

그는 "상한가 종목이나 수익률이 계속해 높아지는 종목은 손가락에 꼽지만, 자세히 보면 하루 주식창에서만 수익률 5~10%가량 기록하는 종목들은 꽤 많다"면서 "자신이 목표한 수익률(슈퍼개미 A씨의 경우 5~10%)에 도달하면 매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어떤 종목은 주식을 판 뒤 투자 원금에 10배 이상 오르기도 했으나,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한다. 계속해서 플러스(+) 수익률을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마켓PRO] 슈퍼개미 투자비법…"한탕 대신 10% 벌면 차익실현"
또 A씨는 투자 기간이 길다고 해서 무조건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고 조언한다. 그는 주로 단기투자 매매법을 통해 수익을 낸다고 말한다. 종목을 일일이 관리해야 하는 피로도가 있으나 수익을 내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과정이란 설명이다.

A씨는 "종목을 산 지 몇시간 만에 다시 매도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데, 수익을 냈을 경우에는 기분 좋게 팔지만, 손실을 났을 때는 다음 종목을 생각하면서 매도 버튼을 누른다"면서 "자기 원칙에 맞는, 나아가 현실성이 높은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자신이 정한 손실 구간 매도와 수익일 때 매도 원칙을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특정 종목의 매수를 추천하는 주식 리딩방보단 증권사 리포트를 보라고 조언한다. A씨는 "이런 말을 하면 누군가는 모범생이 교과서에 충실했다는 식으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실제로 증권사 리포트에 답이 있다"면서 "하루 일과 중 하나가 개장 전까지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종목 리포트를 모두 읽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리포트에서 글의 행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약 '성장주 B기업,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리포트 제목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리포트 내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 제목의 의미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제목 그대로 주가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의미도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등 매수까진 추천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숨겨져 있다.

A씨는 또 각 증권사 리서치에서 밀고 있는 종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뜸해줬다. 구별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리포트가 자주 업데이트되는 종목을 찾는 것이다. 이런 종목의 경우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가 제시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는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밀고 있는 종목을 파악하게 되면, 그 뒤부터는 자체 분석을 통해 적정 주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매수 시점을 찾게 될 경우 매도는 당연히 자신이 정한 원칙(5~10% 수익률)에 따라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투자법을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말한다. A씨는 "처음에 주변에선 티끌 모아 언제 돈 모으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걸 반복하다 보니 자산이 점차 쌓였다"면서 "처음에는 1000만원의 10%, 이후에는 1억의 10%, 지금은 수십억원의 10%씩을 여러 종목에서 수익률로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