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된 뒤 ‘깜짝 실적’을 내놓은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외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실적 전망이 상향되는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적 따라 뛰는 주가…하이브·기아 담아볼까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이 시장 주도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56개사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은 총 19조2425억원으로 한 달 전 전망치인 17조7405억원에 비해 8.4% 높았다. 증권가 실적 눈높이는 낮아졌지만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둔 기업이 늘어난 효과로 분석됐다.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주가 흐름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는 4월 한 달간 주가가 7.05% 올랐다. 주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00%)을 훌쩍 웃돌았다. HD현대건설기계도 전년 동기 대비 71.3% 늘어난 1분기 영업이익(800억원)을 발표한 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4월 한 달간 30.3% 뛰었다. 깜짝 실적을 발표한 LS일렉트릭과 풍산도 4월 한 달간 주가가 11.86%, 12.17% 올랐다.

증권가에선 증시가 연초 이후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은 실적 발표 뒤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장사 95개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액은 3조750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4조3743억원에 비해 14.2% 줄었다.

기아·롯데케미칼 2분기 실적 전망 高高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국면에선 실적 전망치가 상향되는 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1분기 실적 전망이 가장 높아진 기업은 삼성증권으로 나타났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2395억원으로 최근 한 달간 40.7% 상향됐다. 올 1분기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키움증권(23.3%), 한국금융지주(16.3%) 등 다른 증권주도 최근 한 달간 영업이익 눈높이가 일제히 높아졌다.

엔터주 역시 1분기 깜짝 실적이 예고된다. 하이브는 최근 한 달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12.0%, JYP엔터테인먼트는 8.0%,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5.6% 올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 사이 매출 변화 및 목표주가 상향이 동반되는 자동차, 기계 업종 등은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많이 상향된 기업 중 1위는 기아로 조사됐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한 달 동안 2조2251억원에서 2조9300억원으로 31.7% 상향됐다. 다음으로 롯데케미칼(30.4%), 현대차(30.2%), LG에너지솔루션(24.7%), LG전자(13.6%) 등 순으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높아졌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좋은 기업들은 증시가 변동성을 거치더라도 주가 하단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2일부터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지정학적 변수 등 대외 이벤트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인 만큼 실적주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