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은 14일 현대일렉트릭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8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높였다. 올해 수주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이 증권사 유재선 연구원은 "올해 수주 전망치가 연초 제시됐던 19억4800만달러에서 26억3400만달러로 35.2% 높아졌다"며 "전방 업황이 우호적이라는 게 입증됐다"고 말했다. 전날 현대일렉트릭은 수주 전망치를 높인다고 공시했다.하나증권은 현대일렉트릭의 1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5137억원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114.4% 늘어난 358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액과 영업익 모두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부합할 것으로 봤다.현대일렉트릭의 실적에 대해 유재선 연구원은 "전력기기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회전·배전기기의 매출도 견조할 것"이라며 "수출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 법인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법인의 매출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전 분기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을 때도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던 만큼 1분기도 한 자릿수 후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재선 연구원은 수주가 추가로 늘어날 것을 대비해 생산설비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방 시장의 수요가 견조해 수주 잔고 규모가 유지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국내 생산설비가 먼저 확장될 가능성이 높고, 북미 지역의 증설 가능성도 고려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HD현대 주요 계열사들이 사명 앞에 ‘HD’를 붙인다. 새 그룹명의 노출도를 높여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다.1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포함해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현대오일뱅크, 현대일렉트릭 등 계열사들이 일제히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일렉트릭 등으로 간판을 바꿔 달 예정이다. 사명 변경안은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건설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인 현대제뉴인은 사명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유력 후보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다. 산업현장(‘사이트’)을 움직이는 건설기계, 산업차량 등의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일부 조선 부문 계열사들도 사명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HD현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대대적인 사명 교체에 따른 상표권 수익도 적잖이 발생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선 HD현대가 계열사들로부터 1년에 320억원의 상표사용료를 거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GRC)로의 사옥 이전에 따른 연 400억~600억원의 임대수익이 추가되면서 배당 여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기업들이 정기 주주총회 시기를 맞아 이사회 구성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올해도 법조인 사외이사 영입이 활발한 분위기다. 전직 대법관 및 검찰총장, 로펌 대표변호사, 국제 중재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걸출한 법조인들이 줄줄이 기업들의 부름을 받고 있다. 사업을 둘러싼 각종 법률 리스크 검토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해외사업 추진 과정 등에서도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베테랑 법조인들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하반기 법 개정으로 주요 대기업들이 이사회에 남성과 여성을 모두 둘 것을 요구받으면서 여성 법조인을 향한 영입 제안도 이어지고 있다. ◆거물급 줄줄이 ‘러브콜’현대자동차는 오는 23일 정기 주총에서 국제 통상분야 전문가인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법연수원 16기)와 노동법 전문가인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20기)를 새 사외이사로 임명할 예정이다. 판사 출신인 장 교수는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위원,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최 교수는 김앤장 변호사, 중앙노동위원회 심판위원,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을 지내며 노동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최 교수는 현재 한진칼 사외이사 후보자(재선임)로도 올라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당면한 통상문제 해결과 노사관계 개선에 필요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사외이사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삼성화재와 효성은 김소영 전 대법관(19기)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올린다. 김 전 대법관은 제29회 사법시험 수석 합격자로 공정거래 및 자본시장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여성 법관 중 처음으로 대법원 법원행정처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김앤장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두 회사는 김 전 대법관이 성장 및 주주 가치 제고, ESG 경영에 기여할 적임자로 보고 있다.삼성SDS는 문무일 전 검찰총장(18기)을 사외이사 후보자로 정했다. 문 전 총장은 검찰 재직 시절 손꼽히는 특수통이면서도 디지털포렌식과 회계분석에도 이해가 깊은 인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8월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로 합류해 형사분야와 디지털 데이터·회계분석 분야 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PI첨단소재도 경험 많은 변호사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국민연금 대체투자·해외투자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는 이제원 광장 변호사와 판사 출신인 양재호 김앤장 변호사를 후보자로 점찍었다. 이외에도 이상호 율우 대표변호사(이마트), 이화용 LKB파트너스 대표변호사(세아베스틸지주), 한찬식 김앤장 변호사(현대일렉트릭), 배훈 오르비스 변호사·이용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신한지주), 천경훈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LG화학), 전명호 김앤장 변호사(현대두산인프라코어), 이건리 동인 변호사(광주신세계) 등 베테랑 법조인들이 기업 사외이사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해외사업 조력자’ 역할도해외사업이나 외국 기업과의 거래과정에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법조인들도 인기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정기 주총에서 국제분쟁·거래·통상 전문가인 김준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현재 세계은행 산하 조직인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 중재 재판장·재판관과 ICC 부위원장,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10월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IBD) 개발을 놓고 미국 부동산 개발회사 게일인터내셔널과 3년여간 벌인 23억달러(약 3조300억원) 규모 국제 중재에서 승소하기도 했다.건설장비업체 두산밥캣은 남유선 국민대 법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자로 올렸다. 남 교수는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한국 정부 대표와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분쟁뿐만 아니라 금융법·공정거래법·상법 등 기업 경영과 밀접한 법률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밥캣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을 주무대로 영업 중인 기업 중 한 곳이다.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뜨거운 SM엔터테인먼트도 해외 지적재산권(IP) 분쟁을 다룬 경험이 많은 이승민 피터앤김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자 명단에 올렸다.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엔터 경영진은 해외 기업과의 합작 투자, 해외 기업 인수, 해외 현지 제작센터 구축 등을 통해 사업무대를 세계 전역으로 넓히는 ‘SM 3.0 전략’을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한 상태다. SM엔터 측은 “이 변호사는 글로벌 사업 확장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법률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에 힘을 싣고 있는 SPC삼립은 김앤장 최초의 외국인 국제변호사인 제프리 존스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그는 과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두산·포스코·한국GM 사외이사를 지내는 등 오랫동안 한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현재 서울시 외국인투자자문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女법조인 올해도 귀한 몸여성 법조인들은 올해도 귀한 몸이다. 지난해 8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가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되면서 여성 사외이사 영입 움직임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어서다. 바뀐 법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받는 것은 아니지만 ESG 경영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보니 이사회 구성에 변화를 주려는 흐름이 대세가 됐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이 정기 주총에서 선임한 여성 사외이사는 2021년 33명에서 지난해 43명으로 30.3% 증가했다. 전체 사외이사 중 여성 비중도 같은 기간 12.7%에서 20.7%로 늘었다.이 같은 분위기 속에 2개 기업 사외이사를 동시에 맡는 인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김소영 전 대법관(삼성화재·효성)과 최윤희 교수(현대차·한진칼) 외에도 김태희 평산 대표변호사(39기)가 SM엔터와 신세계I&C의 사외이사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김 대표변호사는 국세청과 법원(판사)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로 조세·회계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두산은 자본시장 및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인 김혜성 김앤장 변호사(32기)를 영입하기로 했다. 김 변호사는 약 20년간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분쟁, 주주 행동주의·주주 관여활동 대응, 인수합병(M&A) 등을 자문해왔다. 현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위원단 위원,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이외에도 박현주 세종 변호사(SK㈜)와 신선경 리우 변호사(카카오), 이승민 피터앤김 변호사(SM엔터), 남유선 국민대 교수(두산밥캣),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SK하이닉스‧재선임) 등이 기업들의 사외이사 후보자 명단에 들어있다.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