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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4월 18일 15:15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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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유통 승계 첫걸음?…한화 3남 김동선, 갤러리아 첫 지분 매입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한화갤러리아 재상장 직후 지분 매입에 나섰다. 김 본부장의 한화그룹 유통부문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지난 12일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5만주를 장내매수했다. 주당 취득단가는 2059원이다. 총 1억295만원 규모다.

한화갤러리아의 최대주주는 한화(36.31%)다. 한화솔루션과 북일학원이 각각 1.39%, 0.15% 들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이번 장내매수로 한화갤러리아 지분 0.03%를 보유하게 됐다. 지분율은 미미하지만 한화와 한화에너지 이외에 그룹 계열사 지분을 사들인 게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김 본부장은 한화 지분 2.14%, 한화에너지 지분 25.0%를 갖고 있다. 한화는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이고, 한화에너지는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회사다.

김 본부장이 한화갤러리아를 콕 집어 매수에 나선 것을 놓고 시장에선 한화그룹의 승계 구도와 연관 지어 해석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첫째 아들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태양광과 방산, 둘째 아들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김 본부장은 유통을 맡는 방향으로 승계 구도를 정리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한화갤러리아 재상장 이후 주가가 낮을 시점을 활용해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해 지난달 31일 재상장했다. 지난달 31일 시초가 213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한화갤러리아는 전날 전일 대비 1.23% 내린 20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3897억원이다. 분할 기준 한화갤러리아의 기업가치는 주당 4159원으로 8064억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반토막 난 상황이다.

백화점업계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명품으로 몰리면서 지난해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된 데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떨어져 백화점업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게다가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빅3'에 가려져있다. 한화갤러리아 주가가 낮게 형성된 시점을 최대한 활용해 김 본부장이 점차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본부장은 세대교체를 통해 친정체제도 구축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분할 신설법인 한화갤러리아에 사내이사 자리에 1977년생 김태원 상품본부장을 앉혔다. 김태원 본부장은 사내에서 김동선 본부장에게 직보가 가능한 '복심'으로 통한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1965년생 박용범 영업본부장은 물러났다. 박 본부장의 자리는 전략기획실장을 지낸 1972년생 배준연 본부장이 채웠다.

김 본부장은 새로운 먹거리로 외식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미국 동부의 유명 햄버거 체인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독일에서 아시안 푸드 레스토랑을 운영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F&B 분야에 관심이 많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